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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오모가리탕


      

                               

전주 오모가리탕과 전주백반, 폐백음식이 향토음식으로 추가로 지정될 것 같다. 전주시는 최근 들어 향토전통음식심의회를 개최하고 오모가리탕 등 3개 품목을 전주향토음식 추가지정 대상으로 최종 선정했다. 지난 1995년‘전라북토 향토음식 발굴육성 조례’제정 당시 지정된 비빔밥과 한정식, 콩나물국밥, 돌솥밥에이어 20년 만에 향토음식 품목이 늘어나게 된다.
예로부터 전해온‘완산10미’란 오목대의 황포묵, 기린봉 골짜기의 열무, 신풍리의 호박, 남천의 모래무지, 삼례천의 게, 봉동의무, 서원 너머의 미나리, 선왕골의 파라시, 상관의 서초(담배), 청수정의 콩나물 등을말한다.
이 가운데 모래무지는 맑은 물에만 서식해 고기가 깨끗하고 맛이 담백해 뚝배기에 파, 풋고추, 고추장, 당면 등 갖은 양념을 넣고 끓였기에 토속적인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모래 밑에 숨어 다닌다는 이름처럼 싱싱해 회를 깻잎에 싸먹기도 해 전주의 별미 중의 하나였다.
삼복 더위. 이 시절 전주에서 일등 피서는 수양버들 늘어진 한벽당 근처에서 오모가리탕을 먹는 것이었다. ‘오모가리'란‘오가리(뚝배기의 전라도사투리)'의 애칭으로,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오모가리탕은 천변의 평상에 앉아먹어야 제 맛이다. ‘푸른 산 푸른 물이 함께 좋이 얼린 곳 백 척의 절벽 위에 선 남주의 으뜸. 난간 밖엔 감고 도는 고운 산수요 창 너머 그윽한 푸른 대숲 그늘. 시원한 맑은 바람 여름 더위 씻기고 달빛은 조요로이 가을을 싣고 오네. 어디다 견주랴 이 청류벽 위에 높이 뜬 이 한벽루의 경치를’‘삼의당 김씨(三宜堂金氏)’의‘次完山寒碧韻(차완산학벽운, 완산 한벽루의 운을 따라)’를 통해 한벽당 바위에 부딪쳐 물이 하얀 옥처럼 부서진다고 해서 옥류천이라고 불리웠음이 입증된다.
버드나무 밑 평상에 걸터 앉아 오모가리탕을 놓고 시조를 읊조리던 풍경이 흔했지만 지금은 보기 힘들어졌다. 한벽집, 남양집, 김제집, 화순집 등이 지금도 유명하지만 모래무지와 게 등이 하천 등의 오염으로 인해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무가’에 이런 대목이 있다.

사람이 죽어 염라대왕 앞에 서면 천당으로 보낼지, 지옥으로 보낼지를 심판할 때 팔도별식 33가지를 먹어 보았느냐고 물어본다. 이를 먹어 보았다는 사람은 천당으로 보내고 못 먹어 보았다는 사람은 지옥으로 떠밀어 버리는데, 그 팔도별식 33가지 중에“남천 모자 먹어 봤냐?”가 끼어 있다. ‘남천'이란 전주천이고, ‘'모자'는 모래무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오모가리탕에 소주 한 잔을 기울이면서 시 한 수를 읊어보면서 즐겨보는‘온고을(전주)’의 멋과 맛이여!
/이종근(문화교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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