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콩나물국밥과 전주비빔밥을 먹을때면 콩나물의 삶에 대해 생각하곤 합니다.
무럭무럭 뻑뻑한, 캄캄한 시루속에서 다리 하나로 지내지만 이들 음식에선 없어서는 안될,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더러는 거꾸로 자라며 엄청 큰 멀미를 통해 역지사지하는 고운 심성을 기르기도 합니다.
한 바가지의 물을 순식간에 허겁지겁 먹고 살아가지만 너무나도 바지런한 모습으로 잘 성장해줘 모든 사람들의 입사치를 돋웁니다.
세상에 다리 하나로도 이렇게 당당할 수도 있을 까 생각하며, 적어도 오늘 만큼은 내 떡과 이웃의 떡을 놓고 저울질을 하지 않기로 다짐해봅니다.
한쪽 발로 올곧게 수평을 잡고 묵묵히 십자가를 지고 가는 누님들, 이모님들, 시장상인님들, 홀로가장님과 독거노인님들 등 착한 사람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다리 하나로 서서 자는 홍학처럼 저 아주 단촐하게, 아주 편안하게 오늘 하루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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