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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전북 음식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예로부터 팔도 감사 중에 전라감사와 평안감사가 제일이라는 속담이 있다. 전라도는 산물이 풍족하고 평안도는 여색으로 호강할 수 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전북은 비옥한 들과 너른 바다에서 생산되는 넉넉한 농수산물이 있어 푸짐한 음식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고전소설 ‘춘향전’과 최명희의 소설 ‘혼불’을 보면 전북의 다양한 음식이 소개되고 있으며,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는 뱅어요리가 일품으로 소개된다. ‘봄철이면 고사리고비취나물을, 가을에는 호박가지무버섯들을 말렸고, 끊는 물에 슬쩍 데쳤다가 말리는 고춧잎, 날것대로 썰어 말리는 고지나물은 종류를 헤아릴 수 없었다. 그뿐 아니라 서해안 생굴을 소금 탄 물에 깨끗이 서너 번 씻어 헹군 뒤 소금 뿌리고 끊는 물에 탄 고춧가루 넣어서 버무려 담근 어리굴젓.(중략)새까만 간장의 달큰하고 쫀독한 맛에 따끈한 흰 밥을 비비고, 게젓 등딱지에 밥 한 숟가락 얹어 먹으면 진수성찬 수라상이 부럽지 않은 게젓 아닌가. 또한 조기젓멸치젓창란젓새우젓아가미젓명란젓황석어젓언감생심 쉽게는 넘볼 수 없는 민물새우 토하젓(하략, 최명희의 ‘혼불중에서’)’

특히 고들빼기김치는 전라도 전주의 음식으로 씁쓸한 맛과 향기가 일품인 음식이다. 씹을 때에 인삼이 맛이 난다고 하여 인삼김치라고도 하며, 씨를 빼고 썰어서 소금에 간했다가 된장에 박는 동아장아찌의 맛은 어떠한가.

한국 음식문화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전통 음식 속에 내재된 다양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북대 국제문화교류연구소장 진상범교수는 24일 ‘한국문화의 정체성과 그 세계화 전략’을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한국전통음식에 내재한 문화성-세계화 전략과 관련하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향토음식 전수자의 문화재 지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다. 전북은 지난 1995년 ‘향토전통음식발굴육성조례’를 제정, 향토전통음식 지정 업소를 선정했지만, 정작 음식(술제외)이 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래서 지난 1960년대 전주비빔밥으로 유명세를 탔던 옴팡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전주의 명주였던 장군주와 간을 맞출 때 썼던 전주즙장(全州汁醬, 白氏醬)이 거의 실전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리라.

전통주도 양주 대용으로 키워야 한다. 전북은 무공해청정지역으로 쌀 등 천연 원료를 대량 생산할 수 있어 감칠맛 나는 전통주를 생산, 이강주 등이 전국, 더 나아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상품 디자인을 통해 용기 개발을 꾸준히 할 경우, 대량으로 수입되는 위스키를 대체할 수 있다. 전통주의 시장 조사와 판매망 확보 등에 있어 전문성이 결여되어 경쟁력이 약하고, 가격도 비싸 판로 확대의 제약 요인으로 되고 있는 만큼 원류 구입 및 판매 방식을 혁신한다면 전북의 음식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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