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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전북 짜장면

군산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한다. 식당도 마찬가지다. 군산 음식 여행에서 중국집을 빼놓을 수 없다. 6·25전쟁 때 대거 군산으로 피란 온 화교들이 군산 중화요리의 밑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가장 오래된 곳이 군산 빈해원이다. 영화 타짜의 촬영지로 유명한 빈해원은 201886일 등록문화재가 됐다. 인천 선린동 공화춘은 1908년 무렵 건립된 이 건물은 개항 이후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중국인이 지은 중국 요릿집으로, 2006414 등록문화재가 됐다. 빈해원은 1950년대 화교인 왕근석씨가 창업해 대를 이어온 중국 음식점이다. 1~2층이 개방된 내부 구조가 중국 현지 건물 같다. 근대 군산에 정착했던 화교 문화를 보여주는 건축물로서도 가치가 있는 곳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물짜장’. 일반 짜장면에서 춘장을 뺀 것이다. 해산물도 가득하다. 입에 착착 붙는 감칠맛이 느껴진다.

대표적인 외식 품목 8개의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 서울지역에서는 7,000원을 내야 자장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고 소고기(스테이크)를 곁들이면 2만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자장면도 등장했다. 1970년 처음으로 물가 조사를 시작했던 당시 자장면 가격은 100원으로 50여년 만에 70배가 오른 셈이다. 이밖에 칼국수는 9000, 삼계탕은 17000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을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 가격은 작년 같은 달보다 많게는 10% 이상 뛰었다. 특히 자장면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8월 평균 6,300원이었던 자장면 1그릇 가격은 올해 86,992원으로 10.98% 뛰었다. 삼계탕은 15,462원에서 16,846원으로 8.95%, 비빔밥은 9,654원에서 1423원으로 7.96% 각각 올랐다. 또 냉면(6.96%), 칼국수(6.39%), 김밥(5.54%), 김치찌개 백반(4.85%), 삼겹살 200g(4.28%) 등도 모두 값이 올랐다. 8개 품목 중 비빔밥과 자장면, 삼계탕, 칼국수, 김밥 등 5개는 7월과 비교해도 가격이 상승했다.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 중에서는 설탕(14.7%)과 치즈(13.6%), 콜라(6.3%) 18개 품목의 8월 가격이 전달보다 상승했다. 설탕은 주요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가격이 올랐고, 콜라와 치즈는 유통업체 할인행사 변동의 영향을 받았다.

전주 일품향(一品香)의 군만두는 말 그대로 일품인, 구운 만두의 정석이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중국집에서 팔고 있는 군만두는 사실 군만두가 아니라 튀김만두다. 그러니 딱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품향에서는 표현 그대로 구워낸다. 한쪽은 좀 바삭할 정도로 굽고 다른 한쪽은 조금 덜 구울 뿐이다. 그래서 군만두는 부드럽고 촉촉하면서도 향기로워진다. 튀김만두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다. 일품향은 1950년에 개업했다.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이다. 그 다음으로 오래된 곳이 영흥반점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에 진출한 화교 식당 2세대로 볼 수 있다. 전주에 몇 남아있지 않은 정통 중국요리집이라고 할 수 있다. 자장면보다 우동이, 우동보다 만두가 더 유명한 조금 특별한 가게다. 중국인 고 조홍발씨가 1950년에 창업한 일품향. 그의 손맛은 아내 소정순씨에게 이어졌다. 소정순씨는 장녀 조충화씨, 사위 레경구씨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제 시간이 없거나 호주머니가 가벼울 때 후다닥 한끼를 때우던 짜장면도 서민들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물가고에 시름이 깊은 서민들로서는 이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이 또 있을까./이종근(문화교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