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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전주 복숭아의 변신을 기대한다




전주농협은 19일 전주종합경기장 일원에서 ‘제25회 명품전주복숭아 큰잔치’를 가질 예정이다. 전주시가 후원하고 전주농협에서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추진위원장인 전주농협 임인규 조합장을 중심으로 전주농협, 북전주농협, 전주시농업기술센터, 복숭아 재배농가 등이 참여한다. 이번 행사는 고향주부모임 풍물공연을 시작으로 기념식, 복숭아 품평회, 복숭아 라이브커머스, 한여름 밤 복숭아 음악회, 복숭아 가공식품 시식 및 시음 등 여러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먹거리장터까지 마련돼 풍성한 축제 분위기를 이룰 예정이다.
축제 기간에는 만성동 APC에서 비파괴 당도 선별기로 엄선된 고당도 복숭아 4000박스를 1상자당 3kg기준으로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된다.
지난 1900∼1970년대까지 70여년 동안 복숭아하면 ‘전주복숭아’를 떠올릴 정도로 전주는 복숭아의 집산지이자 근대 개량품종의 시발지로서의 명성을 날렸다. 전주복숭아는 과육이 연하고 당도가 뛰어난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작된 명품전주복숭아 큰잔치는 해가 거듭될수록 인기를 더하고 있다.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 과일로는 전주의 ‘승도(僧桃)’가 첫번째라고 했다. ‘승도(僧桃)’는 털이 없어 스님의 머리처럼 껍질이 반질반질한 복숭아를 말하는 것 같다. 지금의 천도와 같이 과피에 털이 없는 계통을 일컫는 것으로 신두복숭아로도 불리워지며 전주가 명산지로 기록되어 있다. 허균의 ‘도문대작’엔 ' 전주(全州) 부근은 모두 승도가 난다. 크고 달다(全州一境皆僧桃。大而味甘)’고 했다.
일제 강점기인 1910년대에 일본인이 현재 완산구청 일대에서 복숭아를 재배한 것으로 알려진 전주는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 최대 복숭아 재배지였다. 지금도 전주 복숭아는 우리나라 복숭아 농사의 시발지다운 명성을 누린 특산물로 현재도 450농가, 260ha의 재배 면적에서 연간 4천여t이 생산된다.
이같은 이유로 전주 명품 복숭아 축제를 열고 있다.
겨울에 나는 딸기, 봄에 맛보는 수박과 참외가 낯설지 않은 과학 영농의 시대. 이를 무색하게 하는 자존심 강하고 꼿꼿한 작물이 있다. 복숭아다. 여름의 시작을 알리며 모습을 드러냈다가 더위가 사그라들면서 함께 자취를 감춘다. 많이 쟁여둬도 소용없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조직이 워낙 부드러운 데다 금방 물러진다. 제철에 수확하고 나서 잠깐 동안 아니고서는 먹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복숭아는 6월 중하순부터 나오는 천도복숭아를 시작으로 7월 초중순 백도, 8월 황도가 출하 시기에 맞춰 차례대로 나온다. 그래서 황도보다 작지만 황도 맛을 가진 '그린황도'라는 품종의 복숭아가 나왔다.
전주 복숭아의 상큼한 변신이 시작됐다. 전주 소확리 식혜는 우리 전통 식혜와 전주에서 자란 복숭아가 만났다. 국내산 유기농 농산물을 활용해 전통 방식으로 만들고 밥알을 건져 내 밥알이 주는 텁텁함을 줄였다. 밥알이 빠진 자리에는 식감을 위해 복숭아를 넣어 식감을 살리고 상큰한 맛을 더했다. 24시간 삭혀 엿기름의 진향을 제거해 더 깔끔하게 마실 수 있다.
쫀득하고 상큼한 전주복숭아 복덩이떡도 인기다. 찹살떡 명가 ‘소부당’이 하나하나 빚어 만든 수제떡이다. 전주 복숭아와 덩이(작게 뭉쳐져서 이루어진 것)의 합성어로, 복(福)덩이를 연상케 하는 이름이다. 호주에도 수출하는 복덩이떡은 쫀득쫀득한 찹쌀 피 안에 상큼한 복숭아 알갱이와 꾸덕꾸독하고 고소한 치즈 생크림의 조화가 일품이다.
수줍은 새색시 모습같은 살결은 당신의 순수다. 발그레 탐스런 복숭아 황홀한 맛에 취하고 싶다. 동방삭처럼 형벌을 달게 받을지라도 묽게 익은 복숭아 한잎 꽉 물고 싶은 유혹이 나를 힘들게 만든다. 전주 복숭아의 향긋함과 달콤한 과즙맛은 당신의 향기다. 앞으로도 17세기에 이미 전국적인 명성을 알리는 등 오랜 전통을 가진 전주 복숭아의 변신을 더욱 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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