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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한국에 매운탕이란 음식, 1951년 처음 등장

한국에 매운탕이란 음식, 1951년 처음 등장

매운탕이라는 음식 이름은 1951년이 되어야 신문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1951년 12월 1일, 전쟁 중의 보건당국이 '고급요정 폐지 및 무허가 음식점 관리'를 공포하면서 관리 대상 요리 중에 신선로와 함께 매운탕을 언급한 것이다. 값도 신선로와 마찬가지로 1만 1,000환이었다. 당시 매운탕의 주재료가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히 비싼 음식이었다.

요즘 매운탕이라고 하면 바다생선이나 민물생선을 가리지 않고 물고기에 각종 채소를 넣고 끓여 물고기 맛과 국물 맛을 함께 즐기는 음식으로, 생선을 주재료로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넣어 맵게 끓이는 탕을 말한다. 또 민물고기를 주재료로 고추장을 넣고 끓인 찌개를 매운탕이라고 하기도 하고, 매운탕찌개라고도 한다. 이와 같이 한 가지 요리를 두고 탕이라 하거나 찌개라 하거나 또 이 둘을 합하여 탕찌개라 하니 혼란스럽기는 하다.

이처럼, 매운탕에는 어느 생선을 써도 좋지만 그래도 맛으로 따지면 메기나 쏘가리를 제일로 친다. 이런 민물고기 매운탕은 푹 끓일수록 맛이 좋다. 처음 끓일 때는 국물이 담백하지만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이 진해지면서 걸쭉하게 되어 제맛이 난다. 그런데 고춧가루나 고추장만 가지고는 비린내가 가시지 않는다. 후춧가루와 생강을 다져 넣어야 비린내가 가시는데, 간장 대신 소금으로 간을 맞추기도 한다.

1976년 10월 22일자 《경향신문》에 소개된 쏘가리매운탕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푼 국물에 쏘가리를 넣고 뼈가 무를 때까지 끓인다. 거의 익었을 때 준비된 풋고추, 파 등을 넣고 다시 10분쯤 끓인다. 다 되었을 때 갖은양념을 넣고 남비에 담아낸다.” 

이렇듯 쏘가리매운탕은 1970년대 중반 이후에야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쏘가리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한 인공 부화가 1995년 무렵에야 비로소 성공했다고 하니, 이후 민물생선 매운탕이 대중화된 것으로 보인다.

일제강점기의 조선총독부는 촌민들의 불량한 영양을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그리고 수출을 위해 쏘가리를 비롯하여 잉어, 은어, 뱀장어 등의 민물생선을 먹도록 권장했다. 이후 1973년에 소양댐이 완공되면서 춘천의 호반 근처에는 매운탕 전문점이 장사진을 쳤다.
장사진을 쳤다. 수요가 있는 만큼 사람들은 막무가내로 잡았고, 정부에서는 치어를 전국의 강에 뿌렸다. 그 결과 남해와 서해로 흘러가는 전국의 강은 물론이고 저수지 근처에서도 여름철이 되면 쏘가리를 매운탕으로 끓여 파는 식당이 자리를 잡았다. 1970년대 건설 붐과 1980년대 전국적인 음식 유행이 만들어낸 결과다. 결국 이용기가 지짐이 중에서 제일 맛 좋다고 했던 쏘가리지짐이의 주재료는 오늘날 치어로 대량 양식되어 다시 강에 뿌려진 것들이 주류를 이룬다. 심지어 멀리 중국의 양식장에서 자라 그 출신지를 바꾸기도 한다. 강을 단지 개발의 대상으로 보고, 민물생선을 오로지 배 채우는 먹을거리로만 여긴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