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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씨가 없고 먹기좋은 전주 '파라시'

씨가 없고 먹기좋은 전주 '파라시'

전주의 감은 맛이 좋기로 옛날부터 유명하다. 특히 물이 많고, 달며, 씨가 별로 없어 먹기에 좋고, 먹고 난 다음 입맛이 개운해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입에다 넣으면 사르르 녹아 버린다 해서 손꼽힌다.
주로 기린봉이나 승암산 밑에서 많이 나며 남고산, 상관동에서도 나오고 있고, 서낭골(성황사와 기린봉 밑을 말함)과 산성골(남고산 주변), 내성골(지금의 완주 대성리)에서 나는 것이 더욱 맛이 있었다.
1990년대에 이미 사라진 감으로 알려진 ‘파라시八月柿’였다. ‘음력 8월에 나오는 감’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 말랑말랑한 껍질을 손가락으로 콕 찌르니 과즙이 물처럼 흘러나와 급히 입을 댔다. 달콤하고 시원한 과즙이 사르르 녹아 어느새 껍질만 남았다.
파라시는 이미 멸종된 감 아닌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전주 동서학동, 완주군 구이면과 상관면에 몇 그루 남아 있다. 
파라시는 물이 많고 시원하게 달며 씨가 별로 없어 먹기에 좋다는 송영애박사의 설명
 만해대상을 수상한 국문학자인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의 수필집 「난연기」에도 이런 파라시의 맛을 묘사한 구절이 있다. ‘술 마신 후의 입가심으로 선왕골 파라시면 술꾼에게 오히려 약이 되고 남을 것이다.’ 이처럼 맛은 뛰어나지만 상품성이 없다. 껍질이 얇아 익어서 떨어지면 바로 터져버리기 때문이다. 결국 상품성이 있는 감에 밀려서 거의 볼 수 없게 됐다. 지금도 몇 그루에서 조금씩 열매가 맺히고, 남부시장에서 오랫동안 팔아온 가게도 있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으니 없어진 감이 되어버린 것이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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