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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전주 미나리

 ‘세종실록지리지’를 보면 전주는 ‘땅이 기름지고 메마른 곳이 반반이며, 민간 풍속이 장사를 좋아한다’ 기록됐으며, 고려의 대문장가 이규보는 전주에 대해 ‘인물이 번창하고 가옥이 즐비하며 백성의 성품이 질박하지 않고 선비는 행동이 신중하다’고 표현한 바 있다.
 ‘온’에 담긴 뜻이 전주와 통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으로, ‘완산십미’도 빼놓을 수 없다. 전국적으로 명성이 알려진 전주음식은 모두 이들 10미를 이용한 것으로 음식 재료의 차이가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정성과 어울려져서 만들어 낸 작품이다.  ‘완산십미’는 기린봉 일대의 열무, 교동의 황포묵, 신풍리 애호박, 서낭골 파라시(8월의 감), 소양 서초(담배), 삼례 무, 한내 게, 한내와 남천의 모래무지와 함께 선너머의 미나리, 교동의 콩나물을 일컫고 있지만 지금은 거의 찾을 길이 없다.
 조선조 태종 무렵에 경기전이 조영(造營)되자 인접하고 있는 향교에서 독강 하는 소리가 시끄러워 영령(聖靈)을 안위케 하는데 어긋난다고 해 향교를 전주부의 서쪽 화산 기슭인 삼계리에 이전, 2백여 년간 유지했다. 하지만 구한말 전라감사로 부임한 이완용이 풍수지리상 명당인 이곳에 선현의 위패를 모시고자 철거하고 중화산동 2가 산 13번지에 서원비를 세웠다.
 바로 이러한 연유로 화산(華山)을 넘어 서원(書院)이 있다고 해서 ‘화산서원 넘어’라는 뜻의 ‘서원너머(선너머)’라고 불렀다. 바로 이곳에서 나오는 미나리는 줄기가 연하고 겨우내 물속에서 자라 그 맛이 또한 일품이었다는 평가를 받아 ‘완산십미’로 유명했지만 택지 개발로 인해 거의 종적을 감추었다. 전주대 인근, 삼례 등 더 외곽으로 밀려난 가운데 겨울 미나리, 하우스 미나리, 노지 미나리 등이 생산되고 있다.
 전주상공회의소 전북지식재산센터가 ‘전주미나리’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과 관련 포장 디자인을 출허청에 출원 완료했다. 전주 미나리 등 우리 지역의 특산물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식재산을 권리화 하는데 더욱 더 노력을 경주했으면 한다. /이종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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