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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하반영과 전주 '일번지다방'

 필묵변혁(筆墨變革)-송수남·황창배’이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 1·2관에서 내년 1 14일까지 열린다.  2011년 한국화단의 남천 (南天) 송수남(1938~2013)화백이 고향 전주에 돌아왔다. 1956년 고교 3학년 때 전주 일번지다방에서 첫 개인전을 열고 서울로 떠난 지 55년 만이다. 그는 이때 전주 서서학동 흑석골에 작업실과 살림집을 겸해 2층 공간을 마련했다. 그는 틀에 박힌 전통산수화 대신, 수묵의 현대적 조형성을 끈질기게 탐구했던 작가다. 1960년대초 수묵의 번짐과 얼룩을 이용한 추상작업을 필두로, 60년대 후반에는 발묵(發墨)의 방법과 이미지를 조합했다. 이어 1970년대에는 한국적인 이미지로 표상되는 갖가지 모티프로 화면을 꽉 채운 '한국풍경' 연작을 선보였으며, 강렬한 색채로 관념적 산수를 그리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한국의 야트막한 산하를 너그러운 수평구도로 표현하며 독자적인 화풍을 수립했다.

전주 일품향(一品香)의 군만두는 말 그대로 일품인, 구운 만두의 정석이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중국집에서 팔고 있는 군만두는 사실 군만두가 아니라 튀김만두다. 그러니 딱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품향에서는 표현 그대로 구워낸다. 한쪽은 좀 바삭할 정도로 굽고 다른 한쪽은 조금 덜 구울 뿐이다. 그래서 군만두는 부드럽고 촉촉하면서도 향기로워진다. 튀김만두와는 완전히 다른 맛이다. 일품향은 1950년에 개업했다.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이다. 그 다음으로 오래된 곳이 영흥반점이다.

하반영(1918-2015) 화백은 1953년 고사동 일품향 옆에 일번지다방을 열었다. 이곳에서 작가들의 전시가 활발하게 이뤄지기도 했다. 남천이 1956년에 전시를 했다면 적어도 3년 이상 다방을 운영했다는 징표이리라. 그는 7세 때 수묵화를 그려 천부적 재능을 인정받은 화백은 이후 국내외를 주유하며 민족과 자연을 소재로 한 그림을 그렸다. 광복 후 해외에서 공부하다 귀국해 서울과 전주에서 활동하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낸 군산으로 귀향했다. 지난 2015년 향년 97세로 작고할때까지 90년간 붓을 잡은 서양화단의 산증인이자 거목으로 평가된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총선총독부 미술전람회에 나팔꽃이 있는 정물을 유화로 출품해 최고상인 조선총독상을 수상했다. 프랑스(르 살롱)전 금상, 프랑스(콩파레종)전 금상, 미국 미술평론가협회 공모전 우수상, 일본 이과전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그의 재능은 국제무대에서도 돋보였다. 한국예총 부회장, 한국예총 전북지회 부지회장, 민전 목우회 전북 지회장, 상촌회 회장을 역임했다. 작고한 전영래선생이 일번지다방 오픈 기념으로 그린 작품을 하화백 가족들이 지금도 갖고 있단다. 전주는 예나 지금이나 서화의 고장이다. 오늘도 사람들은 누구나 하반영화백처럼  '일번지' 즉  최고를 꿈꾸고 있다./이종근기자

 

 

 

*하반영작가의 아들 하교홍작가는  "1950년대 초에 아버님이 다방을 개업했었어요. 예술인들의 사랑방으로 사랑을 받았었지요 '일번지 다방'이라고  그때 개업식 방명록 뒷장에  무료함을 달랬기위했나봅니다. 여러 장의 크로키요"라고 말하며 작품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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