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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전주 음식의 문화와 역사를 정리하다



‘한국의 맛, 전주의 맛(발행 전주시 전통문화연수원. 편집 인쇄 신아출판사)’은 전주 음식의 문화와 역사를 정리한 책자이다. 세종실록지리지는 1424년(세종 6)에 시작 1454년(단종 2)에 완성된 세종장헌대왕실록(世宗大王實錄)‘의 제148권에서 제155권까지 8권에 실려 있는 전국 지리지다. 전국 8도를 다시 334개 고을로 나누어 자세히 기록해 두었다. 전라도는 전라도, 전주부, 나주목, 남원 도호부, 장흥 도호부, 제주목으로 나뉘어 있고, 지방관의 등급과 인원, 연혁, 고을의 별호, 속현과 그 연혁, 진산과 명산대천, 고을 사방 경계까지의 거리, 호구(속현도 따로 기재)와 군정의 수, 성씨(속현도 따로 기재), 토질과 전결(田結), 토의(土宜), 토공(土貢), 약재(藥材), 토산(土産), 누대, 역, 봉수, 산성, 제언(堤), 사찰 등의 순서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전라감영 관찰사 밥상을 만들었다. 앞서 시는 서유구 전라감사가 기록한 완영일록과 유희춘의 미암일기 등 고문헌, 1884년 주한미국공사관 대리공사였던 조지 클레이튼 포크의 일기장 등을 토대로 조선시대 전라도 식재료와 조리법을 연구해 관찰사 밥상을 복원했다.
“오전 10시 아침상이 들어왔다. 가슴 높이까지 올라온 수많은 음식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884년 11월 11일. 전라감영을 방문한 조지 클레이튼 포크(George Clayton Foulk, 1856~1893)가 쓴 일기 내용이다. 포크는 당시 상차림을 일기에 그려 넣고 음식에 번호까지 매겼다. 밥상 위에는 콩밥·소고기뭇국·닭구이·돼지고기구이·오리고깃국·꿩탕·숯불고기·소고기전·수란·젓갈 등 9첩이 넘었다. 주한 미국공사관 대리공사였던 그는 당시 전라감사(관찰사) 김성근에게 음식을 대접받은 내용을 상세히 적었다. 포크는 전라감영에서 모두 8번의 음식 대접을 받았다. 그는 일기에 “저녁이 되자 나를 위한 연회가 열렸다. 상을 채우고 있는 둥글고 작은 접시에는 10명도 먹을 수 있을 만큼 음식이 쌓여 있었다”고 적었다. “이곳 감영은 작은 왕국”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조선말을 할 줄 알았던 포크의 조선 이름은 ‘복구(福久)’였다. 이 책은 ‘전주 한정식의 근원’, ‘전라감영 관찰사 밥상’, ‘천년 고도 음식의 시원 제사 음식’, ‘개미진 전주 음식’, ‘전주의 푸진 맛’, ‘세계가 인정한 전주 맛’ 등으로 엮어졌다.
‘완영일록(完營日錄)’, ‘완산지(完山誌)’, ‘전주부사(全州府史)’, 그리고 일제강점기 잡지 ‘별건곤’ 에 기록된 전주 음식과 함께 경기전 제례, 전주향교의 석전대제 등 제사음식은 자료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