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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전라도관찰사 유희춘의 '헌근가'

1569년 7월에 유희춘은 백인걸·노수신과 함께 당상(堂上)에 올랐다. 그해 11월 6일에 미암은 홍문관 부제학이 되었고 1571년 2월 4일에 전라도 관찰사로 제수되었다.

미나리 한 펄기를 캐어서 씻우이다.

년대 아니아 우리 님께 바자오이다.

맛이야 긴치 아니커니와 다시 씹어 보소서

미나리 한 포기를 캐어서 씻습니다.

다른 데 아니라 우리 님에게 바치옵나이다.

맛이야 좋지 않습니다마는 다시 씹어 보소서.

이 시조는 전라감사 유희춘이 봉안사(奉安使)로 전주에 온 박순과 함께 전주 진안루에서 노닐 때 지은 헌근가(獻芹歌)이다. 『여씨 춘추』의 ‘벼슬에 있지 않는 이가 살찐 미나리를 캐어서 임금께 바치고 싶다‘는 구절에 착안하여 살뜰한 연군의 정을 표현하였다. 하기야 미암 입장에서는 선조에게 무엇이든 못 바치랴. 그를 등용하여 특별 승진시켜준 이가 선조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