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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진묵대사와 천렵

진묵대사와 천렵

진묵 스님은 변산 월명암, 전주 원등사, 대원사 등지에 머물며 수행에 전념했다. 수많은 일화와 종교적 체험을 통해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가 살았던 시기는 당쟁과 전쟁이 극심한 시기였다. 서른한 살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 전쟁의 참상을 목격했지만 승병을 조직해 국난을 극복했던 서산과 사명대사처럼 전쟁에 참여하지 않았다. 민중들과 함께 삶의 현장에서 살면서 그들과 함께 어울리고 호흡했다. 7년에 걸려 이어진 전쟁에서 의지할 데 없이 불안한 백성들에게 진묵 스님은 구원자이자 살아있는 부처였다.  

한번은 길을 가다가 소년들이 물고기를 잡아 시냇가에서 끓여 먹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잘 놀던 물고기들이 죄 없이 삶아지는 괴로움을 받는구나.”
“선사께서 이 물고기를 잡숫고 싶은가보군요.”
“준다면야 먹지.”
그리고는 솥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부처님께서 살생을 금하셨는데 스님으로서 고깃국을 드셨으니 어찌 참다운 스님이라 하겠습니까?”
“물고기를 죽인 것은 내가 아니지만 그것을 살리는 것은 내 하기에 달렸지.” 
그리고는 냇가로 내려가 변을 보자 고기들이 살아서 물 위로 솟구치며 뛰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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