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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음식장인’ 전주우족탕 김판쇠 씨 별세

‘음식장인’ 전주우족탕 김판쇠 씨 별세

80년 음식 외길 인생, ‘행복 나눔 동행’ 실천하고 떠나
정직과 베풂으로 이웃과 함께하고 故 김효순 여사 곁으로


평생 우족탕 열정으로 외길 인생을 살아 온 음식장인 김판쇠(전주우족탕) 어르신이 18일 81세 나이로 별세했다.

“내가 뭐 한 것 있나? 자식들이 잘 일구고 있는 거지. 어머니가 아프다고 지극정성으로 모셔왔어, 참 효자지. 소년소녀가장들이나 양로원 어르신들한테 식사를 제공하고 쌀도 보내고…. 내 마음이 참 흐뭇혀!”

살아 생전 김판쇠 어르신이 자신보다는 자식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며 했던 말이다.

‘전주우족탕’의 역사는 1대 김판쇠 어르신의 열여섯 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김판쇠 어르신은 팔 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는데, 일찍 조실부모해 가난과 굶주림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0살 때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구두통을 들었다고 한다. 세상이 만만치 않고 험난한 시기였다. 밥을 굶기가 일쑤였다.

그러던 가운데 지난 1956년 열여 살 나이 전주 고사동의 ‘신씨네 설렁탕집’에 부엌데기로 들어가게 된다. 물을 길어 붓고, 불을 지피고 잔심부름만 하던 어린시절…. 13년 후 김판쇠 어르신은 본격적으로 탕 음식을 배운다.

이어 맛을 인정받게 되고 전주 (구)삼남여객 옆 덕신회관, 서울 단성사 극장 뒤편 대왕정, 전주 (구)성모병원 자리 영진회관 등 곳곳에서 탕의 달인으로 명성을 떨치게 된다.

그리고, 마흔 살이 되던해 현재의 ‘전주우족탕’으로 본격적인 음식사업의 문을 연다.

2019년 3대를 잇는 전통맛집으로 선정됐던 김판쇠 전주우족탕(김판쇠 김효순 김동우 박경축 김정민) 가족은 한복이 잘 어울리는 집안이다. 고인이 된 김효순 여사는 당시 휠체어를 타고 가족들과 마지막 시상식을 함께했다. 그리고, 먼저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故 김판쇠 김효순 부부는 새벽과 늦은밤까지 힘들게 일하면서도 불우한 이웃들과 항상 함께 했다.

자신이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며 불우한 이웃, 장애인, 양로원 노인들과 함께하고 한 줌 쌀과 소중하고 따뜻한 우족탕 한 그릇으로 사랑을 나누며 베풀며 살아왔다. 김판쇠 어르신은 생전에도 “전주우족탕이 오늘에 있기까지는 옆에서 든든한 후원군인 정신적 지주 아내인 김효순 여사의 힘이 컸다”고 술회했었다.

이제 돌아가신 부모의 음식철학은 2대 아들인 김동우 박경축 부부에게 이어진다.

전주우족탕 김동우 대표는 병환으로 고생하는 부모를 봉양하면서도 따뜻한 사회봉사 실천 시민으로 인정 받아 전주시 효행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부모님은 항상 정직과 베풂을 강조하셨어요. 저도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보다 나누는 마음으로 사회를 살아가려하고 손님들도 그런 부분을 더욱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가 꼭 어두운 부분만 있지 않다는 것, 서로 도우며 행복하게 더불어 사는 밝은 곳도 아직 많이 있다는 것,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복정권 기자

기사 작성:  2021년 08월 18일 16시2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