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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전주 `행원' 리모델링


일제 강점기, 전주 풍남문 앞에 문을 열었던 ‘행원’이다. 전주의 요정문화를 이끌었던 ‘행원’은 그 자신 권번 출신으로 가무와 시서화에 빼어났던 화가 남전 허산옥(1926~1993)이 운영했던 요정이다.

 남전은 1942년, 전주국악원이었던 ‘낙원권번’ 건물을 인수해 ‘행원’을 열었다. 정치인과 기업인 등 지역 유지들이 애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전주의 대표적인 요정으로 자리 잡은 ‘행원’은 한편으로는 예술가들의 거점(?)이기도 했다. 남전은 전쟁의 혼란 속에서 생계 자체가 어렵거나 피난을 온 내로라하는 당대의 예술인들을 불러들여 후원하고 창작활동을 북돋았다. 덕분에 ‘행원’은 예술인 식객들이 줄을 이었다. ‘행원’은 남전이 경영에서 손을 뗀 이후 두세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도 그 명맥을 유지했지만 운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았다.

전주 낙원권번 자리가 새롭게 리모델링됐다. 전통 음악과 춤 등 우리 예술을 보존할 수 있었던 ‘낙원권번’이 본래 위치한 한정식집‘행원’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을 한 것.

특히‘행원’은 전주한옥을과 남부시장의 번영을 함께해 온 곳으로, 일반인들에게는 맛집으로 소문난 곳으로, 건물 앞마당에 정원을 둔 우리나라와는 달리 ‘ㄷ자’ 건물 안쪽에 작은 연못과 정원을 갖춘 독특한 일본식 한옥 구조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행원은 최근들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1928년 당시 환경과 역사, 생활상 등을 그대로 반영하는 등 낙원권번 건물을 복원했다.
비록 건물안은 현대적인 요소가 가미됐지만 옛 모습 그대로를 재현해냈다는 평가다. 특히 이곳을 찾는 관광객 등과 시민들에게 번성했던 권번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줄 계획이다.
행원은 기존의 한정식집에서 탈피, 테마별 한옥 소리 카페로 재단장했다. 특히 미술관을 연상케하는 갤러리 형식의 공간과 한옥집이면서 밝은 문화적 색채를 도입해 젊은층이 선호하는 공간, 공연과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공간 등 각각 특색에 맞는 복합테마공간으로 조성됐다.
내부는 기존 식당이었던 자리를 소통과 화합의 장소로 재현, 방문객들이 정원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원래의 낙원권번이었던 건물에는 판소리를 비롯, 무용, 기악 등 공연을 할 수 있는 작은무대가 마련됐다. 판소리 명창 등 각 부문 공연과 함께 무대에 섰던 계승자들이 관광객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일일 강연에도 나설 예정이다.
낙원권번은 정통성이 강조되었던 곳으로 전주 한옥마을을 기점으로 풍남문, 남부시장 등 주변 관광 인프라를 살려 많은 예술인들을 길러낸 곳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엔 전통적인 예술분야를 지키면서 시대적 상황에 맞는 예술장르를 개척하는 등 스스로 문화적 근대화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풍류의 중심지로 번성했던 역사의 현장이다.
지난 1928년 건립된 이후 전주국악원이었던 낙원권번을 1942년 남전(藍田) 허산옥(1926∼1993)이 인수, 행원으로 명칭을 바꿨다. 당시 남전은 전쟁의 혼란 속에서 생계 자체가 어렵거나 피난을 온 내로라하는 당대의 예술인들을 불러들여 후원하고 창작 활동을 북돋게하는 등 행원은 예술인 식객들이 줄을 이었던 곳으로‘전주의 풍류 명소’로 명성이 자자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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