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의 행복산책

전주 단오제, 사라진 정체성 되찾아야

이종근의 행복산책 2024. 6. 6. 12:43

 

 

10일 단오를 맞아 전주 덕진공원 일대에서 단오 행사가 열린다. 8일부터 3일 동안 열리는 2024 전주 단오 행사에서는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씨름대회와 창포비누 만들기 등 세시풍속 체험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장에서는 창포주와 수리취떡을 관광객들과 함께 무료로 나눌 예정으로, 조선팝 등 공연도 함께 진행된다.

전주 단오제의 핵심은 전주성황산의 성황제와 덕진연못의 단오 물맞이가 두 축이기에 전주성황제를 잘 복원해 지역의 대표적 무형문화재로 살려내고 단오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주단오는 명칭에서부터 전통제전의 성격을 배제하고 현대적 요소로 기획된 여러 행사가 백화점식으로 나열됐지만 강릉단오제는 전통제전의 내용과 성격을 잘 살려 계승한 결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승격됐다. 전주단오는 명칭부터 전주단오제로 바꿔야한다. 전주의 단오절 성황제는 고려시대 이규보가 편찬한 동국이상국집에 기록돼있듯이 전주단오제의 핵심은 전주성황산의 성황제와 덕진연못의 단오 물맞이가 두 축이다. 전주 단오제는 오늘날 그 전통을 살려내지 못하고 창포물에 머리감기, 합수의식, 단오예술제와 각종 이벤트성 행사를 치러 단오제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안타깝다.

강릉단오제는 대관령국사성황신에 대한 기우제라는 핵심행사의 목적을 향해 전통제전을 기반으로 현대적 요소를 가미해 한국 단오제의 세계화를 선도하고 있는데 비해, 전주단오는 기념특별공연과 특설무대공연 등 각종 취미 여가활동을 총망라해 공연 예술이나 하는 행사로 전락한 느낌이 종종 들곤 한다.

단오제는 사람들의 호응을 불러드릴 수 있는 가치 있는 민속예술로, 과거에도 지역 경제 및 산업과 밀접한 관련을 가졌으며, 우리 문화유산을 지켜낸다는 점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발전 및 경제적 유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국가와 지역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매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한층 강조된다. 전주 단오만이 가지고 있는 특색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 관람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빠르게 변모시켜 잘 활용한다면 지역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예술적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소중한 자산인 단오제를 지키고 알리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자각한 것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강릉, 자인, 법성포 세 곳과 전주를 포함, 단지 네 곳으로 극히 일부 지역인데, 특히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된 강릉단오제에 비해 전주는 문제점과 개선점이 두드러진다.

단오축제 기간 동안은 강릉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평소보다 현저히 늘어나 강릉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점은 물론 고용 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어 단오제의 영향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단오제가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지역자본형성과 국가 홍보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입증한 실질적 근거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전주지역은 단오를 활성화시키기에 근본적으로 강릉 지역에 비해 내세울 만한 문화원형이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렇다면 이 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전주의 경우 문화원형을 복원하는 것은 어렵지만 지역 주민과 지자체에서 노력한다면 이를 대체할 만한 문화콘텐츠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