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고장

새롭게 문을 여는 국립전주박물관 석전기념실

이종근의 행복산책 2023. 12. 4. 14:04


국립전주박물관이 석전기념실을 새로 개편하고 4일부터 관람객에게 공개한다. 석전기념실은 서예가로 널리 알려진 전북의 명필 석전 황욱(石田 黃旭, 1898~1993)을 기리는 전시 공간이다.
석전기념실은 1990년 황욱의 아들 황병근이 5,000여 점이 넘는 수집품을 국립전주박물관에 기증하면서 2002년 11월 처음 문을 열었다. 올해는 잠시 문을 닫았던 석전기념실을 새롭게 꾸며 석전의 서예작품을 비롯한 문방사우, 옛 책과 편지와 수집품 등을 전시하고 석전의 삶과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제작한 영상을 상영한다.
석전기념실에서는 먼저 황욱의 글씨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펴볼 수 있다. 아직 중앙서단에 나서지 않았던 초기의 단아한 글씨(1965년, 68세 이전), 수전증을 극복하기 위해 악필법을 시작한 때의 달라진 서풍(오른손 악필법 1965~1983년, 68~86세), 그리고 오른손 악필조차 어렵게 되자 왼손 악필을 시도하면서 역경을 이겨낸 시기의 글씨(왼손 악필법 1984~1993년, 87~96세)를 전시한다.
특히 만년의 왼손 악필법 시기는 오히려 가장 많은 작품을 남긴 시기이자 황욱의 독특한 서풍을 잘 보여주는 때로 석전의 서예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전시실 한 곳에 마련한 영상 상영 공간에서는 황욱이 남긴 전주 오목대, 한벽당 요월대 현판을 비롯, 고창 계산서원, 고창읍성, 김제 금산사 대적광전, 정읍 무성서원 태산사 등 전북의 여러 명소의 현판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한다. 또한 생전의 휘호 장면, 아드님이자 기증자인 황병근 선생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석전의 삶과 글씨에 대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황욱이 사용했던 안경, 담뱃대 같은 유품과 문방사우로 대표되는 글씨 쓰는 도구들을 모아보는 공간을 마련했고, 황병근, 이재 황윤석의 8대 종손 황병무가 기증한 고서, 간찰, 회화와 고고학 자료, 민속품 등 황욱 글씨 이외의 다양한 기증 유물을 소개한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