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화엄경 완역, 이상규 변호사 별세
학산(鶴山) 이상규(李尙圭) 법무법인 케이원챔버 원로 고문 변호사가 16일 오전 9시44분에 별세했다. 향년 90세.
남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전주농림학교를 졸업한 해인 1951년 제2회 보통고시(일반 공무원 임용자격 시험)에 합격한 데 이어 전시연합대학에 다니던 1952년에는 제3회 고등고시 행정과(행정고시)에 최연소로 합격했다. 20세 때인 1953년 제4회 고등고시 사법과(사법고시)에 역시 최연소로 합격한 후 미국과 영국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그후 법정대학(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법제처 법제관과 문교부 차관, 고려대 법대 교수, 한국환경법학회 회장(현, 명예회장),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연수원장, 환태평양 변호사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신행정법론', '환경법론', '영미행정법', '행정쟁송법' 등의 법률 저서를 펴냈다.
그는 회갑을 넘기면서 불교 공부에 몰두, 30년간 불경을 번역하거나 해설서를 출간했다. 어릴 때 한문을 배웠고, 1951년 고시 공부를 하다 우연히 '반야심경 강의'라는 책을 접한 뒤 불경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배경이 작용했다. "고시 공부를 할 때 새벽 4시면 일어나 세수를 한 후 누군가가 가져다준 목탁을 치면서 반야심경과 법성게를 독송하고 잠시동안 석가세존을 열 두차례 염한 다음에 고시 준비에 착수했는데 목탁소리에 잠을 깬 친구들의 불평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2000년 '금강경의 세상'을 펴낸 것을 시작으로, 2004~ 2005년 아함경 전권을 주제별로 재분류한 '전해오는 부처의 가르침: 7권을 번역, 출간했다.
2006년 '경전과 함께 보는 붓다의 발자취', 2007년 '붓다 몸소 말하다', 2009년 수상집 '산다는 것은' , '아함경과 함께 보는 금강경', 2010년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 2011년 '법조인이 본 반야심경', 2015년 '능가경 역해', 2016년 '한 권으로 보는 화엄경', 2018년 '열반경 역해(上ㆍ中ㆍ下)', 2019년 '유마경 역해', 2020년 '네 가지 거룩한 진리와 공', '어떻게 살 것인가?', 2021년 '우아하게 나이들기', 2022년 '함께 살아갈 인연'등을 펴냈다. 90세를 맞아 지난 4월에는 화엄경 80권을 완역해 '화엄경 역주' 8권을 발간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