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스토리

이리 각희(씨름)대회

이종근의 행복산책 2023. 7. 28. 07:11

이리 각희(씨름)대회

1930년대에는 전국적으로 여러 형태의 향토오락이 보급됐다. 씨름, 그네를 비롯 가투, 습률 등의 대회의 성격으로 전국 여러 지역에서 개최됐다. 

‘이리 운동의 가을 추석 명절의 농한기를 이용하야 이리 각희협회 주최와 본보 이리지국 후원으로 시월오일부터 동구일까지 오일간 이리경정 각희장에서 호남각희대회를 개최한다는 바 자고로 가배절을 당하면 년년세세 남선의 유일한 농민의 역기운동이니만치 용혈장사가 운집하여 대성황을 예기한다고 하며, 특히 동 대회의 성장을 가고자 수년 전, 축산공진회 개최당시에 선발된 군 대표선수 수 백 명을 초치(招致)하여 전무한 용호상박전이 전개되리라고 한다. 기타 여흥으로 진미 백퍼센트의 각종 연극 등도 다유한다는 바 일반의 다수 내관을 바란다고 한다’ 
이는 매일신보 1936년 10월 4일의 기록으로 각희(脚戱)대회는 씨름대회를 말하고 있다. 

‘전북 신태인 제2구에 거주하는 약 50호의 주민이 통행할 길이 없어 할 수 없이 철도선로를 통행하던바 이것이 위험하므로 굴방도로를 설치하고자 면 당국에서 계획을 해왔으나 예산관계로 아직 설치가 못되어 불안중의 부락민들은 면에만 맡겼다가는 언제될는지 모르겠으니 하루라도 속히 설치할 방법을 협의한 결과 약간의 비용이라도 얻고자 금년 추석명절을 이용하여 씨름대회(각희대회)를 개최키로 결정하고 관계면인 용북면의 후원으로 수일전에 관할인 정읍경찰서에 허가원을 제출했던 바 농촌진흥에 열중하는 이 시기에 씨름대회는 불가하다고 금지했다고 한다’ 
이는 동아일보 1933년 9월 29일자 기사다. 호남선 철로 때문에 통행이 어려워져 굴다리를 건설하고자, 추석에 맞추어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씨름대회를 열고자 했다. 하지만 조선총독부는 이를 관할 경찰서에 허가받게 함으로써 씨름대회까지도 통제했다. 씨름대회가 추석때 하룻 동안만 열리고 농삿일에 커다란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닐진대 농촌진흥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을 내걸어 이 행사를 불허한 것이다.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의 전통놀이 프로그램이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에 선정되면서 세계적으로 전통놀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전통놀이를 핵심 분야로 설정한 新전통문화전략을 2016년부터 본격화하는 등 전통놀이의 현대적 활용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전통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역에 특화된 놀이를 육성하는 가운데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래놀이를 현대적이고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