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공감선유’에 가보니] 자연 존중의 베이스로 현대인에게 힐링을 선사하다
잘 짜여진 공간은 묘한 안정감이 있다. 황금 비율로 일컬어지는 구조의 안정성을 보면서 안도감을 느끼고 넓게 펼쳐진 옥구평야 들판을 바라보면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25일 현대인을 위한 '감성 문화공간'을 꿈꾸는 '공감선유' 유우종 관장을 만났다.
군산에서 차로 좀 더 이동하다보면 시골에 위치한 갤러리 문화공간이 하나 있다. 한 블로거의 말에 의하면 공간에서 보는 모든 뷰가 그림 같은 곳으로 이곳은 바로 공감선유, 새만금 근교에 있는 자연 그대로의 지형을 활용하여 건축된 대형 규모의 복합문화공간이다. 공간은 도심외곽에 위치하여 넓은 옥구평야가 정면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뒤편엔 염병산 자락이 병풍처럼 감고 도는 들과 산속에 자리한 야트막한 산으로 이루어져 있다.
'공감선유'는 언덕 정원에서 마음을 함께하다라는 뜻으로 문화와 자연을 통해 휴식이 있는 삶을 지향한다. 유관장은 자연과 도심의 매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중앙에 위치한 산을 중심으로 가장자리에 3개 동의 미술관, 음악관, 라운지 등 모던한 콘크리트 건물 5개 동을, 그리고 100년 초가 한옥을 복고, 현대와 고전이 함께하는 감성의 건축공간을 조성했다고 한다.
그는 "공간 전체는 건물과 담으로 외부와 차단하면서도 내부에 들어서면 여러 개의 공간이 차례로 열리는 다양한 정원을 조성하여 현대인의 삶에 생각을 잠시 내려 놓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면서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상쾌함과 도심에서 얻을 수 있는 안정감이 다르지만, 이 두가지 감정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건물 배치와 디자인에 특히 공을 들였다”고 했다.
'공감선유'는 모든 건물과 야외에도 음악이 흐르고, 모든 건물에는 시즌마다 다른 작가들의 전시회가 개최되고 방문객들은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현재 전시중인 작품은 이세하 작가의 '내 영혼은 편서풍'과 이 선 작가의 '너에게로 가는 길', 조행섭 작가의 '봄을 기다리며', 김봉화 작가의 '손 바느질 전'이 동시에 전시, 다양한 장르의 그림을 감상 할 수 있다.
이세하 작가의 작품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올 6월 30까지 갤러리 3관에서 선보인다. 카오스(Chaos)의 혼돈과 무질서까지도 '하모니'라는 명제 아래 미학을 실천하는 작가는 어떻게 보면 조그마한 캔버스 위에 현실과 미래, 환상과 무의식의 경계 사이에서 아름다운 세상에 마치 스스로를 안착시키고 있다. 흡사 수면 위에 눈이 서서히 녹아 들어가듯이, 예술이란 장르에서 작가만의 거부하지 않는 동질감으로 작품과 혼연일체가 된다. 작가 스스로도 말하지만, 그의 작품을 음악으로 비유하자면 현란하면서도 중후한 바이올린 협주곡이 격정의 시점을 넘기고 있다.‘Harmony 2201-그해 그날’은 부안 변산에서 본 풍경이다. 몇 작품엔 고향 솔섬의 해넘이 풍경이 드러나보이기도 한다.
이선 작가의 작품은 17일부터 5월 31일까지 갤러리 1관에서 전시된다. 길을 주제를 미로를 통해 표현한다. 그 미로는 어렵고 모호한 상황에 대한 메타포로 사용되는 예가 지배적이지만 길을 잃고 헤매는 미로에서 인간은 결국 자신과 대면하게 되고 자신(자아)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의 그림을 통해 모든 이들에게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길 같은 미로이길 바란다고 한다.
김봉화 작가의 작품은 2월 28일까지 라운지 2관에서 선보인다. 우리나라 전통적인 손바느질과 보자기를 바탕으로 실과 바늘을 이용해 그린 그림이다. 작품 가운데 '담다'는 변산반도의 산,들,바다를 형상화 한 것들과 숲, 불, 흙, 물 등오행을 표현한 것들도 있다. 옛날 식탁보까지 아름답게 재해석되어 전시되고 있는 셈이다.
조행섭 작가의 전시는 지난 2일부터 4월 30일까지 라운지 1관과 한옥초가에서 선보인다. 작품은 '봄을 기다리며'를 주제로 시골 정취를 담아냈다. 작가는 언제 부터인가 오래된 우리의 동네와 집, 건물 또는 오래된 담 등을 보면서 감동과 끌림을 느끼며 그 것들을 스케치하고 묘사했다. 무엇보다도 비어가고 쓰러져 가는 농촌의 빈집이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져 이를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잇다.
유관장은 "앞으로도 꽃 한송이, 나무 한 그루만으로도 '공감선유'를 찾는 이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의미있는 공간으로 다듬어가겠다"고 했다. 오늘도 '공감선유'는 자연 존중의 베이스로 현대인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감성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눈치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