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스토리

전북의 염전을 살려야

이종근의 행복산책 2022. 10. 26. 17:31

고창 구시포에서 해안선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동호해수욕장을 만난다. 고창군 해리면 동호리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4㎞ 이상 되는 해변에는 수백 년 된 소나무 숲과 경사가 완만한 모래사장이 있으며 이곳도 해수 염도가 높아 해수탕과 모래찜이 유명하며, 인근에 삼양 염전이 있어 학생들에게는 좋은 교육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와 문화유산국민신탁이 주최한 ‘이곳만은 꼭 지키자!’시민공모전에서 고창 삼양사 동호공장을 응모한 ‘고창문화모빌플렛폼’에 대한 문화재청장 시상이 22일 열렸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매년 공모전을 개최해 보존가치가 높지만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발굴, '올해의 꼭 지켜야 할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하고 있다. 이들은‘삼양사 동호공장’을 일제강점기와 산업화시대를 거쳐 조선인 자본의 성장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유산으로 평가했다. 이는 1900년대 초기 대토지를 점유한 대지주들이 간척사업 등으로 농장을 확대해 농업자본가로 성장했다. 농업자본가는 향후 산업과 금융까지 확장해 오늘날의 재벌(대기업)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1980년대, 즉 가장 최근에 벌어진 대규모 소작쟁의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도 평가에 반영됐다. 삼양사 동호공장의 출발은 1939년 '삼양사 해리농장사무소’로 설치돼 1956년‘삼양염업사’가 분리 독립하면서‘삼양염업사 해리지점’으로 변경되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현재 삼양사 동호공장 서쪽으로 정미소와 약 20여동 창고가 늘어서 있으며, 정문 가까이에 한·일 절충식 가옥형태의 사무실이 있고, 동쪽으로는 소규모 사택들이 배치돼 있다. 사무실은 소규모 목조 건물로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한·일 절충식 건축물로 문화적 가치와 역사성이 높다.

세계인의 식탁을 가장 오래 이끌고 있는 식품 소금. 간장, 된장, 고추장으로 변신하여 우리의 밥상에 오르고, 건강한 삶을 지탱하게 하는 소금밭을 찾아갔다.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명품 소금 생산 현장. 부안 곰소 천일염업은 국가중요어업유산 제10호이다. 곰소항 일대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곰소항 일대 부안 갯벌은 람사르습지 보호지역이고, 갯벌생물과 염생식물들이 서식한다. 주변에 오염원이 없어서 갯벌이 깨끗하고, 바닷물도 맑은 편이다. 곰소 천일염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선정된 이유는 역사성·전통문화·고품질 성분 등 다양하다. 이는 ‘세종실록지리지’와 ‘택리지’에 기록이 남아 있을 만큼 역사가 깊다. 일설에는 삼국시대부터 이 지역에서 소금을 생산했다고 한 만큼 지역 주민들이 소금밭을 일구어온 장구한 세월을 짐작할 수 있다. 변산팔경 중 1경인 웅연조대(雄淵釣臺)는 곰소 앞 낚시터 경치를 일컫는 말이다. '곰소'란 곰처럼 생긴 두 개의 섬 앞에 깊은 소(沼)가 있어 붙여진 지명으로, 일제강점기인 1942년에 작도와 웅도라는 섬을 육지화해 지금의 곰소항 일대가 축조되었다. 실제로, 국산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고 있는 일부 국가가 국내 염전을 사들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모든 염전이 폐전된 일본은 갯벌 천일염을 가공해서 국내산 보다 10배 이상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전북엔 바다를 기반으로 살아온 섬사람들의 삶과 경제활동이 근간이 되어 다양한 근대문화유산이 형성됐다. 돌담문화, 파시문화, 천일염전, 어로문화와 수많은 흔적이 곳곳에 흩어져 있지만 제대로 파악조차 되지 못했다. 이를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