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스토리
[전북 범종 만든 이를 알고보니] 무주 안국사 이만중, 고창 선운사 권동삼, 군산 상주사 김치운
이종근의 행복산책
2022. 4. 22. 13:24
무주 안국사 이만중, 고창 선운사 권동삼, 군산 상주사 김치운
전북 문화재자료 안국사 소장 범종은
1788년(정조12)에 조성된 조선후기의 범종으로, 현재 무주 안국사 범종각 내 후면에 안치되어 있다.
천판(天板)위에는 용뉴가 남아 있지 않아 원래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천판 위에 3개의 구멍이 뚫려있는 것으로 볼 때 아마도 쌍룡(雙龍)의 용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용뉴를 제외한 전체높이가 83cm에 달하는 중형의 종으로 보존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천판은 나즈막하며 위에는 3개의 구멍이 뚫려 있다. 이 가운데 2개는 쌍용의 용뉴를 고정하기 위한 것이며, 하나는 音筒 대신 종소리를 위하여 뚫어놓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 종을 만든 주종장(鑄鐘匠) 이만중(李萬重)이 만든 다른 종에도 용뉴를 고정하기 위한 것 외에 음통의 효과를 갖는 구멍을 하나 더 뚫어서 천판 위에 모두 3개의 구멍이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주성기(鑄成記)에는 주조장 이만중(李萬重), 권동삼(權東三)과 함께 각수(刻手) 처성(處性)이라는 이름이 보이고 있어 처성이 보살상을 조각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살상 옆으로는 시주자명단이 얕은 음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이 부분은 후대에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부의 종신에는 주성기가 방형곽을 이루며 양각되어 있다.
주성기는 모두 13개의 방형곽 안에 새겨져 있는 바 “...乾隆五十三年戊申三月日 茂朱赤裳山安國寺大鐘改鑄重... 刻手 處性... 片手權東三 都片手李萬重...”
이라 적혀있어 1788년에 처성과 권동삼, 이만중이 옛 종을 안국사의 대종으로 다시 고쳐 만들었음을 볼 수 있다.
도편수 이만중은 고성 옥천사(1776년), 법주사종(1785년) 등, 편수 권동삼은 보천사종(1794년) 등을 주조한 사장(私匠)으로서 이 종은 이만중에서 권동삼으로 이어지는 조선후기 사장계(私匠系) 주종장(鑄鐘匠)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고창 선운사 범종(1818년)은 전북 유형문화재로 권동삼(權東三)이 만들었다.(최응천 동국대교수)
용뉴는 쌍룡으로 만들었으며 복잡한 세부처리는 주조한 다음 동편(銅片)을 잘라 부착시키는 수법을 사용하였다. 음통이 없는 대신, 종 윗면에 1개의 구멍을 뚫었고, 어깨부분에는 횡선을 돌렸다. 선 안쪽으로 글씨를 새겼는데, 조선 순조 18년(1818)에 다시 만든 것임을 알려준다. 재질은 청동이며 주종장은 권동삼이다.
몸체의 가운데 부분에 명문이 있는데 이 글을 통하여 도편수 권동삼(權東三)과 부도편수 이군술(李郡述)에 의하여 다시 개주되었으며 처영스님이 직접 주조하고 감독하였음을 알 수 있다.
김치운(金致云)이 만든 범종은 1916년 쌍계사명 범종(김천 직지사 소장)의 중수 작업을 시작으로, 1939년 상주사명(上住寺銘) 범종(군산 상주사 소장)까지 23년 동안 11점의 범종과 2건의 주종 관련 기록이 확인된다. 이는 조선후기 제작된 전체 범종에서 약 10%를 차지하는 수량으로 20세기 들어와 수장(首匠)으로 활동한 주종장은 김치운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가 만든 범종은 쌍용의 용뉴를 갖추고, 낮지만 좁은 천판과 종구가 좁아진 종형을 일정하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