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스토리

전북의 효를 발굴 활용하자

이종근의 행복산책 2022. 4. 14. 13:30

익산시가 효 문화자산의 발굴 및 활용을 통해 전국 대표 효 문화도시로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시는 효 문화 유·무형 자산을 총망라한 자료집 ‘자료 보감’을 최근 출시했다. 여기엔 효자와 효부 열부, 유형 문화자료, 무형 효 문화자료, 왕조실록, 문집 등 416건의 자료가 담겼다. 익산 출신이지만 구체적인 지역을 알 수 없는 효행자의 흔적 26개소를 확인했다. 국가가 인정한 효행 기록인 왕조실록에 수록된 효행 인물 21명 가운데 희성 ‘진주 소씨’ 가문이 6건이나 됐다. 이에 따라 시는 자료 조사를 통해 발굴된 효 문화자산을 활용, 지역 내 효 문화 실천 분위기 조성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전북엔 전주 효자동을 비롯, 수원백씨 효자정녀와 박경환 효열각 등 지역 곳곳에 얘깃거리와 문화유산이 넘쳐난다. 임실 효충서원 내 정려각 ‘김복규.김기종 효자정려비 및 정판’은 조선 철종 때 김복규, 김기종 부자의 효행을 기리고 있다. 전주엔 효자다리가 전북도청 부근에 놓여있고, 전주천과 삼천이 합류하는 지점의 추천대, 전주향교 ‘계성사(啓聖祠)'는 효 관련 문화유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노인정인 ‘기령당’이 있는 만큼 가히 전주는 경로효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고창엔 양채룡, 김질, 박기호, 박효형, 안건, 유상준, 유세기, 유필원, 이대축, 이만기, 이익방, 정희주, 조언징, 최봉의 등 숱한 효자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21세기 한국 사회는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기술문명의 발달로 선진국 반열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면에는 한국 사회의 질서와 공동체적 가치를 지탱해온 전통적 가치관의 붕괴라는 어두운 그늘이 깔려 있다. 날로 늘어나는 존속범죄 발생 건수만 봐도 달라진 세태의 단면을 알 수 있다.
민간 영역에서 일부 효행 장려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체계화하지 못해서 지역사회 전반의 사회적 실천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전북에 효문화지원센터를 설립, 퇴색하는 경로효친사상과 같은 전통적 가치관 회복에 나서야 한다. 익산의 경우처럼 효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마을을 ‘효행 마을’로 선정해 운영하며, 4대가 함께 거주하는 가족에게 지급하는 효도수당도 계속해 지급하는 것도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 곳곳마다 산재돼 있는 많은 유·무형의 효 문화자산을 체계적 발굴하고 활용, 전북이 전국의 효문화의 1번지로 자리매김토록 하는 한편 관광 효과도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