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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발굴>반계 유형원이 읊은 고창
이종근의 행복산책
2021. 4. 16. 10:51
<자료 발굴>반계 유형원이 읊은 고창
1.동백정(冬栢亭, 무장현 북쪽)
절벽 위로 바다에 높은 정자
사방으로 툭 트였구나
천지는 쌓인 기(氣) 가운데 떠 있고
도서(島嶼)는 하늘과 맞닿은 곳에 띄엄띄엄
삼천굽이 파도에 고래가 뛰놀고
구만리 바람 속에 붕새가 날갯짓 하네
항시 장관을 구경할 뜻 품었더니
오늘 여기서 가슴 속의 번뇌 씻어내누나
2.기출암(起出菴, 아산면 삼인리)
어느 해에 비 오고 우레 쳐서
신룡이 이곳에서 솟아올랐던가?
속절없이 유적만 여기 남아
검푸른 절벽이 천백층이다
절벽이 열려 용은 지상으로 날아오르고
바위는 세월이 흘러 학이 꼭대기에 깃들었네
기이한 경지 신이 응당 보호하여
천년토록 이 비경 온전하여라
3.도솔전(兜率殿, 선운사 암자)
길이 가파른 천층 계단 위에
바위 평평하여 도솔전이 서 있다
구름 노을 깊은 골짝을 감췄고
은하수 처마 옆으로 걸렸네
긴긴 해에 선단(仙壇)이 고요한데
찬 소나무에 학의 꿈 맑아라
문득 세상일 다 버려두고
여기에 장생술 배울 생각이 든다
세상 밖에는 달리 있을 곳이 없는 줄 여겼더니
호리병 속에 별유천지가 있다더군
신선이 응당 이곳에 머물련만
날짐승도 날아오르기 어렵다네
정계(淨界)에 금빛 모래 펼쳐 있고
먼 하늘에는 옥경(玉鏡)이 매달려 있다지
특별한 기운으로 장춘주(長春酒)
북두칠성 자루가 돌고 있단다
4.다시 동백정에서 놀며
꽃나무 삼춘(三春)에 저무는데
백척의 정자에 올라 다다랐네
하늘과 땅, 쌓인 물 받아들이고
해와 달, 너른 바다에 움직이네
홀로 서서 아득히 먼 옛날을 바라보면서
골똘히 생각해보니 세상 밖 형상이 있었네
신경(神京)이 어느 곳에 있는가
나 창명(滄溟)에 떠오르고 싶어라
모든 것 포용하여 바다는 광활한데
아득하고 아득해라, 팔방으로
열렸구나
혼돈의 상태 조화로 분별하니
우주간에 이 누대로다
감흥은 군산열도로 묘연히 빨려들고
정신은 칠산도(七山島)를 돌아 모였도다
봉래산 여기서 멀지 않을 줄 알아
머리 들어 바라보며 또 다시 서성거리노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해리면 동호리(冬湖里)는 이전에 ‘수월정’ 또는 ‘동백정(冬柏亭)’으로도 불렸다. 마을에 동백나무가 무성하고, 대섬[竹島]과 변산반도 방향의 바다가 호수처럼 보인다고 해서 ‘겨울의 호수’라는 이름을 따 ‘동호(冬湖)’로 개칭했다.
1.동백정(冬栢亭, 무장현 북쪽)
절벽 위로 바다에 높은 정자
사방으로 툭 트였구나
천지는 쌓인 기(氣) 가운데 떠 있고
도서(島嶼)는 하늘과 맞닿은 곳에 띄엄띄엄
삼천굽이 파도에 고래가 뛰놀고
구만리 바람 속에 붕새가 날갯짓 하네
항시 장관을 구경할 뜻 품었더니
오늘 여기서 가슴 속의 번뇌 씻어내누나
2.기출암(起出菴, 아산면 삼인리)
어느 해에 비 오고 우레 쳐서
신룡이 이곳에서 솟아올랐던가?
속절없이 유적만 여기 남아
검푸른 절벽이 천백층이다
절벽이 열려 용은 지상으로 날아오르고
바위는 세월이 흘러 학이 꼭대기에 깃들었네
기이한 경지 신이 응당 보호하여
천년토록 이 비경 온전하여라
3.도솔전(兜率殿, 선운사 암자)
길이 가파른 천층 계단 위에
바위 평평하여 도솔전이 서 있다
구름 노을 깊은 골짝을 감췄고
은하수 처마 옆으로 걸렸네
긴긴 해에 선단(仙壇)이 고요한데
찬 소나무에 학의 꿈 맑아라
문득 세상일 다 버려두고
여기에 장생술 배울 생각이 든다
세상 밖에는 달리 있을 곳이 없는 줄 여겼더니
호리병 속에 별유천지가 있다더군
신선이 응당 이곳에 머물련만
날짐승도 날아오르기 어렵다네
정계(淨界)에 금빛 모래 펼쳐 있고
먼 하늘에는 옥경(玉鏡)이 매달려 있다지
특별한 기운으로 장춘주(長春酒)
북두칠성 자루가 돌고 있단다
4.다시 동백정에서 놀며
꽃나무 삼춘(三春)에 저무는데
백척의 정자에 올라 다다랐네
하늘과 땅, 쌓인 물 받아들이고
해와 달, 너른 바다에 움직이네
홀로 서서 아득히 먼 옛날을 바라보면서
골똘히 생각해보니 세상 밖 형상이 있었네
신경(神京)이 어느 곳에 있는가
나 창명(滄溟)에 떠오르고 싶어라
모든 것 포용하여 바다는 광활한데
아득하고 아득해라, 팔방으로
열렸구나
혼돈의 상태 조화로 분별하니
우주간에 이 누대로다
감흥은 군산열도로 묘연히 빨려들고
정신은 칠산도(七山島)를 돌아 모였도다
봉래산 여기서 멀지 않을 줄 알아
머리 들어 바라보며 또 다시 서성거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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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면 동호리(冬湖里)는 이전에 ‘수월정’ 또는 ‘동백정(冬柏亭)’으로도 불렸다. 마을에 동백나무가 무성하고, 대섬[竹島]과 변산반도 방향의 바다가 호수처럼 보인다고 해서 ‘겨울의 호수’라는 이름을 따 ‘동호(冬湖)’로 개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