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옛 임실교당,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까닭
옛 천도교 임실교당'이 문화재로 등록됐다. 문화재청은 임실군에 있는 이 건물을 국가등록문화재 제799호로 지정했했다. 특히 천도교 종교 건물로 완연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 옛 건물이 드문 현실인 만큼 가치를 더하고 있다.
천도교 임실교당은 1930년에 지어진 것으로 본채는 ‘ㄱ’자형 한옥건축물로 좌우로 6칸씩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앞뒤로 툇마루를 두었다. 한옥 종교 건축물로서 생활공간과 종교공간이 상호 공존하는 임실교당은 1912년에 손병희 선생이 세운 의창수도원 봉황각(鳳凰閣)의 내실(內室)을 그대로 본따서 만든 종교건축물이다.
손병희 선생은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봉황각에서 천도교 지도자들을 훈련시켰으며, 임실지역 천도교 지도자 중 민족대표 박준승, 천도교 임실교구장 김영원과 한영태, 삼화학교 건립자 최승우 등 10명이 1912년부터 1914년까지 6차에 걸쳐 49일 연성기도회에 참석하였으며, 이후 1919년 임실지역 3.1만세운동에 적극 참여했다.
천도교 구 임실교당은 임실지역 동학운동과 천도교 활동의 상징 건물이며, 전북지역 천도교 초기 종교건축물은 천도교 구 임실교당이 유일하다. 특히 천도교 임실교구는 1916년 청웅면 양지리에서 임실읍 성가리로 이전하였고 1919년 임실지역 3.1만세운동 당시 서울로부터 전달된 기미독립선언서를 수령한 곳으로 당시 한영태 교구장의 지휘아래 임실 전지역에 독립선언서가 전달되면서 3.1만세운동을 촉발시키기도 하였던 역사적 공간이다.
천도교 임실교구(교구장 김창식)는 교세는 줄고 교당은 낡고 허물어졌어도 임실지역의 천도교 활동의 유일한 공간으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이런 상태에서 김철배 임실군청 학예사는 천도교 임실교당의 역사적 가치 및 임실읍내 문화유산 재생에 관심을 가지고 자료조사를 추진했다.
또한 천도교 임실교당의 건축학적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천도교 중앙총부, 서울특별시 우이동에 있는 봉황각, 전남 장흥군 천도교 장흥교당 등 현지조사를 통해서 임실교당이 우이동 봉황각 내실을 그대로 옮겨 만든 것이라는 것이며, 오히려 봉황각 내실보다 좌우 1칸, 앞뒤로 1칸씩을 더 크게 지었다. 이것은 한옥으로 말하면 ‘ㄱ’자형 목조건축물이지만, 천도교 측면에서 보면 ‘人’자로 천도교의 중심사상인 인내천(人乃天)을 표현하고 있다. 천주교나 기독교 초기 전래시 좌우대칭형 예배당을 만들어 남녀를 구별했던 것과는 달리 천도교는 남녀노소를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가족단위로 전파되는 특성을 생각하면 전통 한옥건축물로부터 변형된 것으로 생활공간과 종교공간이 공존하는 한옥건축물로 재탄생한 것이다. 2017년 임실군 향토문화유산에 지정되었고, 2018년 국가 등록문화재 지정을 추진한 이래 2년만에 얻은 귀중한 성과이다.
천도교 임실교구 김창식 교구장은 천도교 임실교당이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는 영예를 누리는 것도 잠시 천도교 임실교당을 임실군청에 기부채납했다. 교세가 줄고 보수하는데 한계를 느낀 김창식 교구장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천도교 임실교당이 원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군에서 노력을 기울여 줄 것’과 ‘천도교 임실교당이 임실읍 문화자산으로서 널리 홍보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천도교가 임실지역에 전파된 것은 1873년 청웅면 조항치에 있는 허선의 집에서 해월 최시형 선생이 직접 전파하였으며, 이후 임실지역 동학교도들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에 적극 참여했고, 천도교로 개칭된 이래 1906년 청웅 삼화학교, 전주 창동학교 등을 건립, 민족교육에 힘썼다.
심민 임실군수는 "국가지정문화재 보수정비사업 및 임실읍 성가리 일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하여 2021년부터 천도교 임실교당의 원형복원을 위해 노력할 것 임은 물론 임실 읍내 임실향교, 천주교 임실성당, 지정환 신부 임실치즈공장, 천도교 임실교당, 왜가리 서식지 등을 잇는 동선을 따라 임실읍내 관광동선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도움말:김철배 임실군청 학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