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의 행복산책 2014. 4. 21. 09:54

 한자 친할 ‘친(親)’자는 어버이의 마음이 담긴 뜻 글자로, 설 ‘립(立)’ 밑에 나무 ‘목(木)’, 그리고 옆에 볼 ‘견(見)’자 들어가 ‘나무 위에 서서 본다’는 뜻인 만큼 부모의 자식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담고 있다. 여기에 버금가는 한자가 효도 ‘효(孝)자’로, 아들이 늙은이를 업고 있는 모양에서 유래됐다.
 ‘친(親)’자와 ‘효(孝)’자가 있는 가정이 행복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앨빈 토플러는 “가정의 미래가 부정적이고 비관적이며. 앞으로는 가정이 와해될지도 모른다”는 어두운 전망을 내 놓았다.
 임실에 가면 추사 김정희가 쓴 ‘김복규.김기종효자 정려비 및 정판(金福奎.金箕鍾孝子旌閭碑 및 旌板,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44호)를 만날 수 있다. 김복규는 효심이 지극한 이로, 16세에 부친상을 당했다. 하지만 묘지를 정하지 못한 채 밤낮으로 슬픔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꿈에 나타난 도사가 일러준 대로 약을 구해 아버지께 다려드리니 다시 깨어나 천수를 누리게 됐다. 그의 아들 기종 역시 아버지에 대한 효가 지극했다. 부모상을 당하자 3년간을 묘 옆에 초막을 짓고 살며 애통해 했다. 그 때의 울음 소리가 마치 호랑이의 울음소리 같았다 하여 마을 이름을 ‘호동(虎洞)’으로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전주의 ‘수원백씨 효자문(수원백씨 효자비)’은 백규방, 백진석 부자와 백행량, 백응만 부자의 4대 효심을 그리고 있다. 백규방은 아버지가 병으로 신음하자 극진한 병간호로 천수를 누리게 해 ‘가선대부 호조참판’을, 그의 아들 백진석은 부친이 중병으로 신음하자 한겨울에 얼음을 깨어 잉어를 잡아다 복용케 함은 물론 3년 동안 시묘살이를 하여 ‘가의대부 중추부사 내부협판’을 각각 제수받은 효자다. 한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의식과 효문화가 어우러지면 물질적 풍요가 초래하는 정신적 황폐와 인간상실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다. 새전북신문이 5월 10일까지 국내외 학생들과 다문화가정, 재한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2014 국제효만화 공모전' 출품작을 공모하고 있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