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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서양화가 박남재씨


 ‘하늘에는 매, 올빼미, 솔개, 뿔쇠오리, 물수리, 고니, 흑두루미. 바닷가에는 딱총새우류, 도화새우류. 바다 속에는 창자파래, 사카이대마디말. 땅 위에는 번행초, 개밀, 큰이삭풀…’. 독도는 살아있는 환경 보물섬. 국토의 동쪽을 지키는 독도는 생태계의 보고로, 멸종 1급 조류인 매 등 조류만 1백7종, 식물 49종, 곤충 93종, 해조류 1백60종, 해양 무척추 동물 수백 종이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 이 가운데 특징적인 것은 개체 수가 가장 많은 괭이갈매기. 모두 1만 여 마리가 관찰돼 가히 독도의 ‘임자’라는 칭호를 얻기도. 61주년 광복절을 기념하여 11일부터 9월 2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개최하는 ‘역사와 의식, 독도진경’전과 관련, 지난 7월 3일부터 6일까지 독도를 직접 탐방한 원로 서양화가 박남재(77.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씨의 가슴 가득 독도가 들어왔다.

 “저를 포함한 작가들은 독도 진경(眞景:실제로 산수, 풍경을 답사하여 그리는 그림)을 현장감 있게 조형화, 진한 감동을 주기 위해 전시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동도, 서도 두 섬을 포함 38개의 바위섬으로 구성된 독도, 보는 각도에 따라 천의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비경을 다양하게 묘사코자 3점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60여 년 그림 인생의 박남재화백 등 지역의 문화, 미술인 42명은 독도탐방대를 구성, 독도 체험행사를 가진데 따른 후속 작업을 갖고 있는 것. 독도를 문화적으로 접근하여 다각적인 시각과 해석을 통한 평면, 입체,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이끌어내고자 기획된 이 행사는 이처럼 나름의 소득과 성과를 기약하고.
 “남원은 고전문학의 백미인 춘향전을 포함, 흥부전, 변강쇠전, 만복사저포기, 최척전, 현대의 혼불문화가 그렇고, 세계 최고의 판소리와 민속음악의 대물림이 그렇고, 자랑스런 선비문화와 수십 편의 미술, 조각문화가 그렇다. 특히 수백 가지의 문화적 자산 중에서도 광한루원내 춘향관에 전시된 춘향전과 춘향의 일대기를 소개하는 9폭의 유화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걸작이다.” 박찬용씨가 인터넷에 올린 ‘어느 위대한 화가 이야기’는 ‘박남재화백이 심혈을 기울여 창작한 작품으로, 이제 80세를 바라보는 화백이 60대 전후로 그린 그림이다.’며, ‘초대형 브로마이드 크기에 각 1 폭마다 이야기 소재를 담아 전체 9폭의 유화로 구성되어 매우 독특, 수십 년 이상 미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필수 답사코스’다고 설명한다. 박씨는 ‘따라서 이 유화의 작품성은 한국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의 등장은 춘향관이란 전시관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남원 춘향제(1992년, 제62회)에 일반에 공개됐다.’며 ‘조선시대 최고의 전통 정원인 광한루원에 전국 4대 누각인 광한루와 함께 영원이 길이 빛날 작품으로, 일년 연중 많은 관람객이 찾고 있는 실정이다.”고.
 “춘향전 아홉 마당은 첫째마당 ‘광한루 구경’으로 시작, 아홉번째 마당 ‘백년해로’에 이르기까지 진실하고 순결한 사랑을 보여주는 사랑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백호 크기의 이 작품 9점은 차 8대에 학생들을 가득 싣고 용인민속촌에 가서 실제로 상황을 연출, 그 감흥을 그대로 옮긴 만큼 열과 성의를 다한 기록화인 셈입니다.”
 박화백은 1929년 순창에서 출생, 순창농림학교 시절 농구 선수로 활약, 전국 학생종별선수권대회 4강에 진입하는 등 운동에 거의 미치다시피했다. 그러나 호흡장애로 인해 운동을 그만두라는 병원측의 얘기를 듣고도, 오전엔 그림 공부를, 오후엔 운동으로 양수겸장(兩手兼掌)을 하기도. 그러나 1950년의 한국전쟁은 그로 하여금 서울대학교에 다닐 수 없게 하는 운명의 장난을 잉태했다. 그럼에도 광주포로수용소에서 오지호(1905.12.24-1982.12.25, 서양화가)화백을 만나는 행운을 가져다 주었으니. “오지호선생은 저로 하여금 절대로 붓을 놓지 마라고 말씀했습니다. 특히 저를 평가하기를, 우선 인간이 됐다, 둘째 색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고, 셋째 생각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태도가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입학을 종용, 결국 그 학교를 졸업을 하게 됐습니다.”
 박화백은 그후 원광대학교 서양화과 초창기부터 30 여 년 남짓 교수로 후학을 지도한 가운데 국전과 목우회 등 각 공모전에서 입선, 특선,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국전, 전북미전, 전남미전, 목우회전, 전국대학 미전, 원미전, 춘향미전 등에서 심사위원과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롯데백화점, 서울갤러리 등에서 10여 차례 초대됐으며, 그동안 8회의 개인전을 치르기도 했다, 한때 전북미술협회 회장으로, 전미회를 결성하는 산판역으로 각각 공헌, 오늘날 전북 구상 회화 발전의 한축을 쌓는 주인공으로 더욱 알려진 인물.
 “그림을 그리다가 죽는 것이 작가가 해야 할 마지막 일이 아닌가요. 지금도 새벽 2시면 어김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6시까지 작품을 합니다. 가급적이면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있으며, 30분 여를 투자 러닝머신을 타면서 운동에 대신하고 있습니다.”
 전주 중인동의 아리따운 복숭아꽃, 하얗게 부서지는 격포의 파도, 가을 정취를 물씬 풍겨주는 대둔산 계곡, 은백의 설원이 펼쳐진 운장산의 겨울, 그리고 변화무쌍한 노을 등 전북의 사계를 담는 게 작품 세계의 한 단면. 캔버스엔 전라도 산하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일출의 휘황, 낙조의 애수, 사계의 질서가 한데 어우러지고 전진과 후퇴, 영예와 치욕, 환희와 비애의 이야기들이 깃들어 있다. 이윽고, 새벽이 열리고 아침이 밝아오는 이미지의 다차원적 시공간에서 ‘전라도 환상곡’을 들려준다. 특히 활달한 필력과 자유로운 형식으로 담아내는 작품은 파괴와 재구성을 통해 호방한 조형적 질서를 완성해 보인다. ‘花心(화심, 1979년, 65.1X 50X 15호)’이란 작품은 1979년 전주백제화랑초대전에 출품된 작품으로 풍경화가 아닌, 정물 그림으로 흔히 볼 수 없는 그림으로 보인다.
 “바로 얼마 전, 그림을 하는 후배 2명에게 각각 다른 주문을 했습니다. 한 후배에게는 앞이 있는 그림을 그려라, 조금 천천히 그려라, 그리고 독도여행을 동행한 다른 한 후배에게는 앞을 보아라, 바다와 하늘이 시원하게 트여져 있느냐, 그렇다면 저 마음을 그대로 작품에 담아내라고 말이죠.” 이내, 작가의 행복은 전북을 가득 보듬고 절정에 이른다. “뜨거운 폭염을 머리에 지고 지리산에 오르니 항상 그 자리에서 즐거이 맞아주는 산과 자연이 무척이나 반갑다. 우선, 달궁 다리 밑에 화구를 폈다.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찬란한 녹음의 정열은 붉은 선을 그으며 빠르게 내 마음 속으로 파고 든다. 이윽고 온통 붉은색으로 가득찬 마음은 나를 더위도 잊은 채 화폭속으로 빨려 들게 하고, 내 그 모습은 마냥 행복하기만 하다.” 이종근기자

 

에피소드:전북도립미술관 및 전라북도 신청사 공공미술프로젝트 사건

 지난 2004년 12월 16일 박남재화백을 포함, 권병렬씨 등 원로 작가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청에서 ‘도립미술관 파행 운영 및 도 신청사 공공미술 프로젝트 심사비리 의혹 규명 대책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도 및 도의회 신청사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 관련된 도립미술관 운영, 자문위원의 인선 과정 공개, 도립미술관장 및 위원의 해촉 등을 주장했다. 물론 당시에 진행중인 도 신청사 공공 미술 프로젝트의 심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박남재화백 등 원로 작가들은 다음날 17일 전라북도지사를 항의 방문, 문화정책의 시정을 요구했다. 박남재화백은 “이날 회의에서 강현욱 도지사에게 ‘20억원을 미술인들에게 주면 알아서 작품을 남품하겠다.’고 말했다.”며, 그 대신에 그 돈을 작가들을 돕는 기금으로 쓰자는 제안을 했다.”고.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수용되지 않자 도지사 앞에 서류덩이를 내던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와전돼 도지사에게 재떨이를 던졌다, 뺨을 때렸다 등 무수히 많은 말꼬리를 물게 했단다.


 2.박남재화백이 걸어온 길

1929년 순창 출생
195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중퇴(6.25한국전쟁)
1960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1974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1979 파리아카데미 그랑쇼미에르 수학(프랑스)
1998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교수 퇴임
수상:목우회 최고상, 전라북도문화상, 목정문화상, 오지호미술상 등
작품 소장: 서울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유원건설, 장기신용은행, 전북은행,

              우석대학교  미술관, 원광대학교 미술관, 광한루 춘향 기념관(9점)
현)한국미술협회 회원, 목우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