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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스토리

정읍 옹동 숙지황 언제부터 유명했나

‘금산의 인삼과 (정읍) 지장동의 지황이요’
'대동천자문(大東千字文)'에 정읍 지황 소개


'대동천자문(大東千字文)에 보면, 금산의 인삼과 (정읍) 지장동의 지황이요. 완산의 생강과 보은의 대추라'
정읍 옹동면지 '옹동의 숨결(2016년 발간)' 272페이지에 이같이 기록됐다.
이는 이미 조선말이나 일제 강점기에 옹동의 지황(당시는 생지황)이 유명했다는 이야기이다.
김균의 '대동천자문'에 나오는 지장동은 현 상산 마을로 주변 마을(저상. 텃골. 영삼 등)에서 지황을 대대적으로 재배했다.
생지황을 구증구포(아홉 번 찌고 말림)로 숙성시켜 숙지황을 만드는데 주로 저상마을 주민들이 각자 집에서 만들어 기름종이에 주먹밥 모양으로 만들어 한약방에 한 근 씩 팔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경희대 한의대에서 숙지황을 약전에 올리자 다 무허가 제조 행위가 되어 보사부 단속을 받자 그만 두었으나 유일하게 강갑성씨만 보건사회부 허가를 받아 숙지황을 제조하였다.
옛날 숙지황을 제조하던 곳은 구민당 식품이었다고 전한다.
옹동 숙지황의 명성을 일으키신 분은 강갑성씨가 만든 갑진제약이다. 갑진제약의 이름은 아버지 강갑성의 갑과 아들 강낙진의 진 자를 합해서 지은 이름이다. 한때 강갑성씨가 달성시장(대구의 옛 지명으로 남한 최고의 약령 시장 중 하나 임)에 가면 모든 한약상들이 선불을 주면서 접대했다고 한다.
15년 전부터 숙지황을 제조하지 않으며 면허만 유지한 상태로 저상마 을 강낙진씨 집에 가면 당시의 시설 즉 실험실, 재료실, 솥단지 등이 남아있다. 강낙진씨의 아들은 전주에서 갑진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신증동국여지승람’ , 세종실록지리지, 정읍군지 등에는 지황의 기록이 보이지 않는다.
신이 복용한 명약이라 일컬을 정도로 높은 효능을 자랑하는 ‘지황’은 불로의 명약 ‘경옥고’의 주원료로 쓰이기도 했다. ‘경옥고’는 조선 정조가 운명하기 전 생명의 불씨를 살리고자 먹었던 약으로 허준이 그의 평생 후원자인 유희춘에게 선물했던 약으로도 유명하다.
칠보농협의 옹동제약 설립 중심엔 ‘지황’이 있다. 지황은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굵고 갈색이 도는 뿌리를 보혈을 위한 한약재로 사용한다. 생것은 생지황, 말린 것은 건지황, 술에 담가 쪄 말린 것을 숙지황이라고 한다.
옹동면은 예부터 지황으로 유명했다. 물이 잘 빠지고 거름기가 많은 토지가 지황 재배에 적격이었던 까닭이다. 이에 1992년엔 농림부가 옹동면을 지황 주산단지로 지정했다. 당시 재배 면적은 45ha로 전국 생산량의 70%를 점유했다. 특히 건지황을 세척, 주침, 증숙, 건조를 9차례 반복하는, 이른바 구증구포(九蒸九曝)라는 전통의 방식으로 생산한 이 지역 숙지황은 ‘옹동 숙지황’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약재상과 한약방을 주목시켰다.
‘구증구포’ 제법은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도 기록되어 있다.
숙지황과 경옥고의 주재료인 ‘지황’은 옹동면의 특산물로 조선 시대에 임금에게 진상될 만큼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며 한때 전국 생산량의 70%를(현재는 약 20%) 차지하기도 했다고 한다.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1992년 농림부가 옹동면을 정읍지황 주산단지로 지정할 당시 옹동지역 지황재배 면적은 45ha로 전국 생산량의 70%를 점유했다. 그러나 이후 한약재 수입과 연작장해 발생에 따른 면적 감소로 최근에는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지난 1일 정읍 지황이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되기 위한 중요한 단계 중 하나인 현장 조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현장 조사는 옹동면 전통생활문화관 및 구민당에서 이뤄졌으며, 자문위원, 지황 재배농가,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국가중요농업유산제도는 국가 차원에서 보전할 가치가 있는 농업유산을 직접 지정하고 관리하는 제도이다.
이는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개발 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30조의2(국가중요농업유산의 보전 및 활용)'에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시는 1992년에 지황 주산단지로 지정됐고, 2015년에는 지리적 표시단체표장을 등록했다. 2022년부터는 정읍지황 농촌융복합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등 정읍지황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종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