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 최혜순이 전북예술회관 2층 차오름1실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원광대 서예과 1회 출신 서예가로, 서예, 문인화, 수묵화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2004년 1회 전시때는 서회만 선보였다면 이번은 이처럼 다양하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금강경’, ‘귀거래사’, 손과정의 ‘서보’ 등 대작은 물론 논어, 채근담 등의 서예 작품과 홍매, 연, 국화, 장미 등 문인화와 수묵산수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은 서화동원(書畵同源)을 명분 아래 서예, 문인화, 수묵화를 연계해 보았다. 서예 작품에는 수묵의 변화를 대입시켜 보았고, 문인화는 수묵화에서 익힌 먹색의 다양함과 먹색과 채색과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산수화를 보면, 발묵법(潑墨法)의 다양한 활용이 시선을 끈다. 산골짜기, 바위, 수목과 가옥의 윤곽선을 표현함에 있어 먹의 적절한 번짐 효과가 돋보인다. 그로 인해 사물들의 풍요로움과 넉넉함이 살아나고 있으며, 관람자에게 정감을 유발하고 있다. 수목의 줄기나 바위의 윤곽선을 표현하는 경우, 간헐적으로 세필을 활용해 운필에서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사물들의 고유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준법상의 세련미로 귀결되고 있다.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굵고 대담한 터치들이 화면을 압도한다. 화조화의 경우, 발묵법으로 활기차게 그어댄 나뭇잎들은 화면의 대부분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군주제적 종속(君主制的 從屬) 이론에 의하면 군주에 해당한다. 적은 공간을 차지하는 농묵의 세필로 그린 새, 꽃봉오리, 가는 줄기 등은 이 나뭇잎들에게 종속돼 있지만, 오히려 그 나뭇잎들의 난삽함을 절제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사군자는 먹의 농담, 세필 등의 운필법으로 깔끔한 문인화의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세련된 포치법과 더불어 자연스러운 공간의 확대를 가져오고 있다. 작가는 당대(唐代) 이래 무수히 많은 문인화가들이 활달한 기개로 표현해냈던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필치의 화풍을 원용해 그녀만의 새로운 화풍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작품들마다 관람객들에게 풍요로운 정감을 유발한다.
작가는 “논어 자로(子路)편에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는 말이 있다”면서 “속히 하려고 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보지 말아야 하니 속히 하려고 하면 달성하지 못하고 작은 이익을 보면 큰일을 이루지 못한다는 뜻으로, 이 말을 귀감삼아 돌아갈지언정 천천히 멀고도 험한 예술가의 길을 밟고자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알곡과 쭉정이를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신 우관 김종범 선생과 월산 김문철 교수께 큰 절을 올린다”면서 “ 항상 뒤에서 응원해주는 저희 가족과 후배님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작가는 원광대 미대 서예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동양예술학 전공 철학박사로, 전국대학미전 서예부문 은상, 전라북도미술대전 서예부문 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우수상,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전북작가전, 주일 한국문화원 초대작 가전, 전국여류작가전, 한·일교류서예전, 한·중교류서예전, 전북미술협회 초대작가전 등 150여 회 출품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문, 전라북도미술대전 서예부문외 등 30여회 심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대한민국미술협회 서예분과 이사, 대한민국미술협회 전북지부 부회장, 전라북도미술협회 서예 초대작가회 회장, 진묵회 회장, 대한민국미술협회 전북지회 자문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를 지냈거나 또는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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