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는 어느 지역보다도 산수가 좋은 곳입니다. 백두대간 맥의 정점에 있으면서 금남호남정맥이 감싸며 포근한 분지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삼한시대 소국이 있을만한 넓은 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수의 옛 이름이 우평현인데, 우평을 ‘중심고을’ ‘성읍’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천천면 남양리 고분에서 발견된 잔무늬 거울이나 철기는 마한시대 소국이 있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장수 지역에는 상당수 마을숲이 존재하지만 노하 마을숲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고을 숲으로 노하마을 뿐 아니라 옛 장수현의 수구막이 역할을 한 숲입니다. 우리나라에 마을숲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례가 드문데, 노하 마을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는 명품 마을숲입니다. 또 하나 장수지역 대표적인 마을숲은 난평마을 소나무 숲입니다. 난평 마을 소나무는 품종면에서 우수하여 보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에서 보호하는 전형적인 수구막이 숲입니다. 난평 마을로 들어가는 소나무 숲은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기실 소나무 숲으로 유명한 곳은 경북 예천 금당실 송림과 안동 하회마을 만송정 송림 등이 일품입니다. 여기에 난평마을 소나무 숲도 포함되어야 할 듯합니다.
동촌(東村) 마을(장수군 장수읍 동촌리)은 읍에서 군립공원 장안산 덕산으로 가는 방향으로 1km정도 떨어져 위치해 있는 마을입니다. 동촌 마을은 조선 중엽 청주 한 씨에 의하여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예전에 동면이라 하였고 면사무소가 있었습니다. 또한 시장이 섰으며, 지금도 소쿠리전, 나물전 등의 지명이 남아 있습니다. 마을 앞으로 동출서류(東出西流)의 천이 흐르며, 천을 따라 일자형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동촌마을과 가까이에 가야시대의 고분이 있습니다. 동촌리 고분군은 미봉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능선을 따라 봉토 지름 10-20m 가야계 고분군이 40여기가 분포합니다. 여기에서 출토된 껴묻거리 인 그릇받침, 목항아리 등은 가야계 토기로 이 지역에 가야세력이 진출하여 일정하게 가야왕국을 건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동촌 마을숲은 본래 마을로 통하는 길이었다고 합니다. 숲속에는 상여집이 있었다고 하며 이곳을 ‘숲거리’라 부르고 있습니다. 마을은 숲을 거처 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 마을로 진입하였다고 합니다. 마을숲 수종은 느티나무 10주, 개서어나무 8주, 아카시아나무 2주, 상수리나무 1주 등 활엽수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촌 마을숲은 군유림으로 되어 있으며, 전형적인 수구막이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적으로 제방림 역할도 함께 합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보았을 때 멀리 보이는 산, 군데군데에 바위가 마을에 비쳐 마을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여 이를 차단하기 위하여 조성된 것 같습니다. 동촌마을에는 특이하게 마을 뒤편에도 마을 숲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을 마을에서는 ‘사냥터’라 부르고 있습니다. 이곳에 숲이 조성된 이유는 마을 뒷산 맥이 마을로 흘러들어오는데, 마을에서 보기에 편안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방비할 목적으로 조성된 듯합니다. 이곳이 위 당산이기도 한데, 위 당산은 돌탑 위에 1미터 남짓 되는 선돌을 올려놓은 형태로 먼저 이곳에서 당산제를 모시고 마을입구에 위치한 돌탑에 제를 모십니다.
동촌 마을 앞 ‘숲거리’에 있는 돌탑을 아래 당산이라고 합니다. 아래 당산에는 2기의 돌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각각 할아버지 당산, 할머니 당산이라 부릅니다. 돌탑과 돌탑사이에 제물을 진설하고 제를 지냅니다. 오래전에는 돌탑 부근에 목장승을 세워 마을수호신 역할을 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돌탑, 장승 등은 마을숲을 온전히 보존하기 위한 신앙적 장치입니다. 이렇게 지금도 신앙 지속되고 있는데, 이는 동촌마을 마을숲을 오늘날에도 굳건하게 보존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장수지역 마을숲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보존관리 할 수 있도록 하고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촌마을 뒤로 했습니다./마령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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