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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마을숲

진안 원단양 마을숲

 

 

 

 

 

일찍 찾아온 더위로 사람들이 힘들어 합니다. 비도 내린지 오래 된 듯합니다. 거기에 메르스로 인한 국민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생긴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초기대응 실패와 함께 정부의 무능력함이 이 사태를 키웠습니다.
옛날 비가 오지 않으면 기우제를 지냈습니다. 비가 내리라는 목적도 있었지만 이는 민심을 수습하는 방책이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모내기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을 사람들의 신경은 극도로 날카로워 갑니다. 어느 순간 폭발할지 모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기우제를 지내면서 마을사람들이 한바탕 날 궂이를 하는 것으로 갈등을 해소했습니다. 적어도 사태 해결과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겸손과 겸양을 지닌 지도자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원단양 마을(진안군 진안읍 단양리)은 ‘싸리골(416m)’을 주산으로 삼고 형성된 마을입니다. 마을 앞으로 금마곡, 산수동과 외기에서 흘러온 물이 합류하여 흐릅니다. 마을의 형국을 두고 고기 잡는 ‘쪽대형’ 혹은 ‘행주형(行舟形)’이라 합니다. 원단양 마을은 동래 정씨와 밀양 박씨가 들어와 형성되었고 뒤에 전주 이씨, 해주 오씨 등이 들어와 살게 되었습니다. 본래는 역촌으로 ‘역말’이라 부르다가 양지 바른 곳이라 하여 단양(丹陽)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원단양 마을은 한과로 유명한 마을입니다. 설과 추석 무렵에 한과 축제를 기획해 볼만 합니다.
원단양 마을숲은 마을 오른쪽 우백호 날에 위치합니다. 이곳은 본래 원단양 마을 아랫 당산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이곳에 모정을 짓고 당산루란 이름을 붙인 것은  이런연유 때문입니다. 마을숲 수종은 개서어나무 12그루, 느티나무 4그루 등 총 16그루로 이루어져 있고 전체 수종은 2종으로 주로 활엽수입니다. 마을 숲 규모는 길이가 41m이고 면적은 720㎡이며 형태는 장방형입니다. 소유는 마을이며 최근 마을 공원화 사업이 이루어져 보존 상태가 양호한 상태입니다.
원단양 마을숲은 현재보다 앞으로 길게 조성 되었으나 1936년 병자년 홍수로 인하여 물길이 바뀌면서 현재 모습으로 축소되었다고 합니다. 1936년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병자년 홍수’로 유명한데, 그해 오랫동안 가뭄이 지속되다가 7월경에 폭우가 쏟아져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힌 대홍수입니다. 마을을 답사하다 보면 많은 마을사람들은 그해를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마을이 많은 피해를 입었다는 것과 마을 앞 물길이 바뀐 이야기를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원단양 마을숲이 조성된 이유는 장풍비보(藏風裨補)라 하여 좌청룡과 우백호가 약해 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인데, 원단양 마을의 경우에는 우백호를 보완하기 위한 비보책으로 생각됩니다.
장풍비보(藏風裨補)는 풍수상 장풍적 조건을 보완하는 것입니다. 청오경(靑烏經)에서 말하기를 이상적인 지형은 ‘사합주고(四合周顧)’라 하여 주위사방의 산수가 두루 감싸인 듯 하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 주문(註文)에 ‘사합주고(四合周顧)’란 좌우전후에 비거나 빠진 것이 없음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는 풍수에서 명기(明基)의 조건을 말한 것으로서, 만약 이러한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 지형에서는 장풍비보가 적용되는 것입니다.
원단양 마을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숲은 마을 오른쪽 산맥(뒷산)입니다. 이는 용맥비보(龍脈裨補)에 해당됩니다. 용맥비보(龍脈裨補)란 명당을 이루는 용맥(龍脈)의 형세와 기운을 조정하여 적정상태로 맞추는 것으로써 산기(山氣)가 쇠(衰)할 때 비보하는 경우로 이럴 때 조산(造山)하거나 숲을 조성하여 생기를 북돋고 이상적인 상태를 맞추는 것을 일컫습니다. 특히 산기(山氣)가 쇠(衰)하였거나 동산(童山)일 경우에 숲을 조성하는데, 원단양 마을 오른쪽 산맥이 이에 해당하며 숲을 조성하여 생기를 배양(培養)한 것입니다.
원단양 마을도 일제 강점기에 현재 마을회관 앞에 있던 큰 나무들이 베어져 배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을숲이 있던 마을, 어느 곳에서나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굴곡(屈曲)진 역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가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현대판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민 마음을 위무(慰撫)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부끄럽게도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부족하면 채우기 위한 노력보다는 회피하는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마을숲은 자연의 부족함 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며 마을사람들의 심리적 안정 뿐 만 아니라 풍수해 막는 실질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다시금 마을숲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이상훈 마령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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