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정, 행복한 동행(美好友情 幸福同行)’ 이는 2012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표어 공모전 최우수작으로, 성년이 되기까지 양국이 함께 해 온 시간을 우정으로 표현하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동행하자는 약속의 의미를 담고 있다.
중견서예가 백담 백종희(50, 한중서예문화교류 추진위원장)씨가 중국 사천성이 주최하고 한중문화협회 전북지회(지회장 이근재)가 주관하는 중국 초청 개인전을 2012년 1월 21일부터 2월 20일까지 사천성 성도시 금사박물관에서 갖는다. 편집자 주
△ 이번이 중국에서 갖는 첫 전시회인가
한국과 중국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국가이다. 오래 전부터 서로가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좋은 파트너로서의 성장을 다져가야 할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경제적 교류도 많았으나 적지 않은 인적 교류가 동반됐다. 인적, 경제적 교류가 최고의 발전 단계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 시점에서 앞으로도 더 큰 양국의 성장이 기대되는 바이다.
특히 경제적, 인적 교류의 발전은 자연스러운 문화적 교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의 불교, 유교 문화는 한국의 종교 사상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과 중국이 서로 글자로 교류 할 수 있는 것도 예부터 내려온 한자 문화의 영향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번 전시회는 네 번째 개인전이다. 중국에서 갖는 첫 번째 전시회는 맞다. 그러나 단체전은 여러 번 가졌다. 한국서가협회 전북지회와 중국 청도 교오서화시문연구원이 지난 2009년부터 전북과 청도를 번갈아가면서 오가며 한중서예문화교류전을 갖고 있다.
양국간의 전시회를 통해 한국의 서예는 담백한 맛이, 중국은 화려하면서도 다소 도학(道學)적인 작품이 서로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012년 10월에는 전주에서 중국의 작가를 초청, 또 한번 교류전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과 중국은 앞으로도 더욱 깊은 교류의 시대를 만들어 가기를 축원하는 바이다.
△ 이번 전시회는 내년 용의 해를 맞아 ‘흑룡’ 이란 작품을 선보인다고 하는데
중국초대전에는 행초서, 전서, 예서, 해서 등 한문 각체와 한글이 선보인다. 이 가운데 대작인 ‘답설(踏雪)’은 서산대사의 시로, 목각 유형으로 형상화하되, 조금 소박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중국에 주흥사의 ‘천자문’이 있다면 우리나라엔 김균의 ‘대동천자문’이 있다. 그래서 전시회에 소개된다. 이 천자문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인물, 풍속, 속담만을 주제로 삼고 있는 가운데 유학의 교육관에 기초한 만큼 투철한 의리 정신을 깔고 있으면서도 내용이 비교적 다양하고 포괄적이다.
중국에 ‘호남성’이 있다면 우리나라엔 ‘호남지방’이 있다. 그래서 구전으로 전하는 ‘호남가’를 한글로 선보일 예정이다. 막걸리 한 사발에 세상의 씨름을 모두 몰아낼 수 있는 ‘쑥대머리’같은 구성진 가락을 필봉에 그대로 담아냈다.
중국사람들은 용이 나라를 다스린다고 믿고 있다. 2012년은 60년 만에 돌아온 흑룡(黑龍)띠의 해이다. 용은 용기와 비상, 희망을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로 힘찬 상승의 기운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일필휘지, 한숨에 단박에 그려내 기운생동 그 자체를 드러내 전시회에 선보인다.
△ 평소에 생각하고 있는 서예관은
서예란 단순히 먹과 붓으로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닦는 수양 과정이다. 그래서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 된다. 디지털.스마트 세대로 접어들며 손글씨마저 자리를 잃고 있는 현실에서 서예가 더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본다. 다양한 시민 예술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원래 의미를 살리지 못한 글씨는 그냥 보기에만 좋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서예란 자신이 닦아온 철학과 문학들을 자기만의 미적 감성으로 표현한 예술인 만큼 새로움과 신선함,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독창성을 가져야 비로소 예술의 카테고리에 들 수 있다. 한편 전통과 미풍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되고 있으나 문자와 전통적 형식에 관한 관념이 너무 커 시대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매너리즘(mannerism)과 자기상실의 위기와 맞닥뜨린 일부 지역 서예인들이 의미있는 자리를 이어나가고 있음도 반드시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 올해는 다른 어느때보다 상당히 바쁜 해를 보낸다고 들었는데
이번 중국 초대전말고도 연변 조선족들에게 한글서예를 보급하는 일을 할 것이며, 여건이 허락하면 이들과 가을쯤 합동전을 가질 계획이다. 제자들과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기획전을 열 생각이며, 작고한 여산 권갑석선생의 서집 발간을 위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국을 떠돌면서 작품을 수집할 계획이다.
작가가 걸어 온 길
백종희씨는 임실 덕치면 출신으로 조선일보 문예상(문교부장관상 2회), 대한민국서예전람회(국전) 특선 2회, 광복절경축 한국서예대전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전주시 문화예술창작활동 예술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동안 개인전 3회(1998, 2004, 2011년)을 비롯,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초대전, G20정상회의 서울개최기념 초대전, 전북도립미술관 개관1주년기념 초대전 등을 갖는 한편 대한민국서예전람회(국전), 대한민국서예문인화대전,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전라북도의회, 전주시, 김제교육문화회관, 임실군, 예산군, 충남교육청, 농업개발연구소, 예산고등학교, 청양대학교, 대덕대학교 등에 작가의 작품이 소장돼 있으며, 전동성당, 군산상고, 예산예화여고 예덕관, 선운사 불학승가대학원 제호, 성우향 명창 춘향가 완창, 새전북신문 연재물 ‘한국문화 오디세이’ 등을 제호하기도 했다. 현재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겸 전북도지회 이사, 한국예술문화원 초대작가 겸 이사, 한.중 서예문화교류 추진위원장, 전라북도 전주장학숙 서예지도교수, 백담서예연구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종근 새전북신문 문화교육부장
'작업실사람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반영화백,95세 노익장전시 (0) | 2012.05.10 |
---|---|
한국화가 임섭수 개인전 (0) | 2012.05.08 |
최고령 현역작가 하반영 (0) | 2011.12.08 |
홍성녀개인전 (0) | 2011.09.26 |
전북사생회 37회 전시회 (0) | 2011.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