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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전북사생회 37회 전시회


 대자연의 품은 늘 아늑하다. 전북의 자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를 순환하면서 보잘 것 없으면서도 음침하고 탐욕스러운 인간들로부터 멀찍이 떨어져 자신들만의 조화를 마음껏 펼쳐놓는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 색채에선 향연이 너무 맑아 때론 싱그러움으로, 때론 가슴 벅찬 그리움으로 다가선다.
 수풀이 우거진 창 밖 풍경은 푸른색도, 녹색도 햇빛을 머금어 금새 터칠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오늘도 지리산의 웅장하게 펼쳐진 녹음들과 듬성듬성 보이는 전라산천의 작은 마을들이 아스라히 펼쳐진다. 편집자


 

전북사생회(회장 조영철)가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제2전시실서 '아름다운 전북의 자연'전을 갖는다.
 전북사생회의 37회 정기테마전으로 기획, 전북의 아름다운 풍경을 유화와 수채화로 갈무리하고 있다.
 박남재, 이성재 고문을 비롯해 곽효영, 조영철, 이종원, 임기숙, 김미화, 황연, 장효순, 김미나, 지정희, 박현우, 정상현, 권공주, 안주권, 정정현, 박윤영, 윤주희씨 등 18명의 작가가 나름의 조형 언어로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다.
 안주권작가의 '강천산 설경'. 고목에 핀 소담스런 눈꽃 설경은 보는 사람만이 그 아름다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눈이 온 뒤 고즈넉한 분위기의 겨울 풍경을 담은 모습은 대자연의 조화로움과 함께 천(天), 지(地), 인(人)의 길항 관계로 이어지며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자연을 오랫동안 스케치한 작가의 눈썰미가 유별남을 느끼게 하는 장효순작가의 '방화동의 여름'은 색채의 향연이 너무 맑아 싱그러움으로 다가선다.
 출품 작가들은 돌담을 따라 거닐으면서 날렵한 처마 곡선을 훑고 지나는 바람에 조심스레 울리는 풍경 소리가 귓전에 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등 자연과 사물이 변주하는 다양한 표정들이 사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갇혀 있는 내면의 미묘한 정서, 공해로 상처받은 도시의 권태로운 일상을 벗어나 작가는 묵묵한 ‘사유의 긴 호흡’으로 대상을 그려내고 있는데 다름 아니다.
 아련한 언덕 너머의 추억, 짙게 드러워진 겨울 밤, 황금빛 태양을 잔뜩 머금은 가을의 마이산 탑사 등 오롯이 솟구치는 세월의 파편들을 생각하면 잠시나마 치열하게 살고 있는 오늘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기쁨을 선사한다.
 전라도의 향기와 신비로움을 간직한 고향의 본질을 캐고 있는 모습은 각종 풍광의 변형에 대한 안타까움과 본 모습으로의 회귀를 갈구하면서 은은하게 물결치는 미감과 함께 아련한 향수를 자아내고 있다.
 전북사생회 조영철회장은 "평화로운 인간의 삶을 드넓은 화폭 위에 대자연의 변화무쌍한 모습과 인간의 모습들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드러나게 됐다"며 "시작도 끝도 없는 수레바퀴는 오늘도 어김없이 돌고 돌아 한 장의 수채화처럼 어느 새 계절은 새로운 색깔로 갈아입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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