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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사람들

백담 백종희서예전

 

중견 서예가 백담(百潭) 백종희씨가 26일부터 31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1실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2004년 2회 개인전(전북학생종합회관)에 이어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무엇보다도 전서, 예서, 해서, 행서 등 한문과 사군자, 한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품 세계를 관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작가의 작품은 '일필휘지'와 '기운생동'으로 크게 요약된다. 고도의 집중력을 바탕으로 빠르면서도 능숙한 붓놀림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격정의 오케스트라같고, 휘몰이장단 가락이 생각남은 예전에 보았던 '세심(洗心)', '정관(靜觀)' 등의 작품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그동안 한문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작품 오른편에 한자가 나오면, 반드시 왼편에 한글 뜻풀이를 하는 배려를 잊지 않는 작가다. 이번 전시회 역시 한글과 한문 혼합, 또는 병용을 통해 서예 애호가들과 호흡하면서 더욱 가깝게 만난다.

 작가의 성격처럼 (주로)예서로 반듯반듯하게 쓴 작품들은 행복, 희망, 소통 등 긍정적 철학을 한껏 어필하는데에 이른다. 특히 국전지에 예서로 쓴 '대동천자문'은 모두 11폭의 작품으로, 안정된 포치와 여백의 미가 더욱 백미로 다가온다.

 '정치'를 의미하는 전서 금문은 '회초리를 잡고 사람을 친다'는 의미와 함께 '정(正)'자는 주묵을 활용, 보이는 서예의 일면을 여지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자성(自性)', '연비어약(鳶飛魚躍)' 등의 작품은 기운생동의 느낌이 더욱 드는 한편 여백의 미가 더욱 느껴진다. 여백의 미는 관조와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감정이나 정서를 공유할 수 없다. 여백이 형체나 물성을 가지진 것이 아니라 형이상학적인 기(氣)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힘들고 지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 ' 비상(飛翔)' 자진모리로 판소리의 한 대목을 들려주는 것 같은 '유심(惟心)', 시청각을 동원해 분출하는 느낌을 살리면서도 한글조형과 한문이 만나는 ‘행복’, 한글 판본체와 광개토왕비의 글씨를 혼용한 대작 '호남가',  협서를 예서로 작게 쓴 까닭에 거의 다른 곳에서 구경할 수 없는 일면을 보여주기도 하는 '초심(初心)'등 서예 애호가들에게 삶의 환희를 선사한다.

 작가는 "무척이나 춥고 눈이 많이 내린 겨울을 보내고 나니 ‘立春大吉 建陽多慶’이란 입춘방처럼 봄은 어김없이 우리 곁에 왔다"며 "먹을 갈면서 마음을 기르다 보니, 먹물따라 가는 붓길이 즐겁고 희망을 심어주는 봄길 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작가는 임실군 덕치면 출신으로 아호는 백담(百潭), 탄묵재(呑墨齋)이며, 현재 한국서가협회 초대작가, 한국서가협회 전북지회 이사, 한국예술문화원 이사,초대작가, 한국서예연구회 초대작가, 이사, 창암이삼만선생기념사업회 이사, 여산권갑석선생서집발간 편찬위원, 전라북도 전주장학숙 서예지도교수, 백담서예연구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천주교 전동교회, 전주 성심유치원, 전주 송천동성당 벽화, 전주 홍산교회, 전주 금암교회 50주년 기념비, 군산상업고등학교지(雪琳), 불사리탑 한글서예 법화경, 충남예산정보미디어고등학교(禮德館), 그리고 전민일보 목요기획연재 '韓國의 美 꽃담' 등을 휘호한 바 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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