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17 - 30
***오픈 6월 17일(목) 저녁6시
우진문화공간 1F
주최 우진문화재단
우진문화재단의 제38회 청년작가초대전 주인공은 서양화가 김가실입니다. 김가실작가는 1985년생, 꽃다운 25세입니다. 저희 청년작가초대전 사상 가장 젊은 작가로 선정된 케이스입니다. 보통 대학 졸업하고 5~10년 정도 작업을 지속한 작가들이 뽑히던 예년의 경우에 비추어 저희도 깜짝놀랐습니다. 전북대 미술학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어린 나이에도 탄탄한 필력과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번 초대전 준비하면서 보니 그새 또 많이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첫 개인전을 우진문화재단의 초대전으로 갖게된 김가실 작가의 발전을 기대하며 여러분의 관심을 기다립니다.
■작가 프로필
KIM GA SIL
김가실
1985년생, 전북대학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재학 중
HP: 010-2990-7338
E-mail: clampmnoi@naver.com
전시경력
2010 청년작가초대전, 개인전 (우진문화공간, 전주)
2010 인생에 공짜란 없다 展 (우진문화공간, 전주)
2010 전주국제영화제 기획전, JIFF를 말하다 (전주영화제작소)
2009 GPS 10th展 -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회화과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서울)
2009 ASYAAF - 2009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 (옛 기무사, 서울)
2009 YAaF -Yong Artist art festival (소리문화의전당, 전주)
2007 파 far 展 (UMC갤러리, 전주)
2007 지속과 확산 展 (전북예술회관, 전주)
2007 자화상 展 (서신갤러리, 전주)
2006 지속과 확산 展 (전북예술회관, 전주)
2005 자화상 展 (서신갤러리, 전주)
수상경력
제38회 전라북도 미술대전 판화 입선
제20회 춘향미술대전 입선
■ 전시서문
현대적 의미의 미메시스(Mimesis)
-시간의 지층을 탐사하는 순수기억의 이미지-
현대 예술작품은 어떻게 생산하느냐가 아니라 예술고유의 영향을 경험한 한다는 것은 어떤 경험인가 하는 것이 화두일 수 있다.
왜냐하면 포스트모던 문화의 특징 중 하나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이다. 즉 창조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과거의 경험을 반복, 재현하면서 시공간적 간격 속에 도출되는 특별한 차이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기억인 셈이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창조적 진화를 의미한다.
비평이나 이와 같은 형식의 서문 글이 작가의 예술 작업을 논함에 있어서 공통적인 핵심은 작품의 근원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할 때 김 가실 작가의 작품세계 근간을 이루는 것은 외적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생태학적 이미지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하게 현대 사회의 황폐화된 생태학적 감수성을 고양시키는 의미로 작가의 작품 세계 가치를 한정시키고 싶지는 않다.
이미지의 라틴 어원인 이마고(Imago)는 어떤 것을 닮거나 본뜬 상이라는 의미의 에이콘( Eikon)과 상상적 환영이나 가상이라는 의미의 판타스마 (Phantasma)를 모두 함축하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작가의 <도원향 시리즈> 이미지는 가상의 동물이미지를 표현하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작가 자신의 유년시절에서 유래한 생태학에 대한 과거 기억에 의존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순수한 기억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무의식적으로 습관화된 신체의 <습관-기억>과 심리적 기억인 <이미지-기억>으로 나뉘어진다. 즉 작가의 토끼 이미지 감각은 촉각이 작품 표면에서 부동한 채로 펼쳐지지만 심층에서는 <습관-기억>과 <이미지-기억>이 합체된 <순수기억>으로 살아 숨쉬고 진동하는 것이다. 시간의 지층을 깊숙하게 탐사하는 이러한 순수 기억의 수축력과 정신의 긴장은 두뇌보다 신경 시스템 위에서 직접 작용하게 되는데 작가는 자신의 역량으로 정신을 집중하여 작품 위에 새로운 차이를 만들어 낸다.
본인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의 미메시스론 관점에서 작가의 작품세계를 좀더 풀어가고자 한다. 고대 희랍에서 유래하는 “미메시스(Mimesis)”라는 말은 주로 모방(模倣), 모사(模寫)의 의미로 쓰여왔다. 그러나 벤야민은 미메시스 능력을 인간의 직관, 오성, 상상력 등 모든 심성능력에 작용하는 능력으로 보았다. 그것은 자기가 아닌 사람이든 사물에 자신을 유사하게 만들려는 태도를 가리킨다. 인간의 언어가 존재하기 이전의 미메시스 시대에는 인간과 자연 사이에 언어 없이도 소통이 가능했으나 언어가 생긴 이후 인간은 자연과 소통하는 법을 잊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김 작가의 작품을 언급함에 있어서 자연주의적 모사의 의미로 이해되는 미메시스는 여기서 제외하기로 한다. 또한 19세기까지 이어온 근대 의식 철학의 원리인 원본과 복제 사이의 닮음이 중요시 되는 유사(類似) 개념과도 거리를 두기로 하자. 그보다도 본인은 현대 언어철학의 원리인 상사(相似)의 측면에서 미쉘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나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의 주장처럼 복제들 사이에서 차이를 중요시하는, 즉 복제와 복제 사이의 닮음이 중요한, 장 보드리야르 (Jean Baudrillard 1929- )의 주장대로 원본보다 더 실제적인 복제,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시뮬라시옹의 관점에서 작가의 작품을 이해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스크린 위에 영상처럼 떠올리는 인식의 과정이기도 하며 모방이 아닌 적극적인 소통의 방식인 것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소통이 단절된 자연, 동물, 인간과의 불통을 작가는 순수한 기억의 미메시스와 같은 소통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 핵심은 현재적 관점에서 잊어버린 과거, 인간의 오성을 복구하고 현재 경험이라는 맥락에서 역사적인 미메시스적 소통을 확장시켜 현재화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자연과 인간, 또는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에서 적극적인 소통을 추구하고자 하는 작가의 잠재된 강한 욕망은 <도원향-토끼> 시리즈에서 나타난 토끼의 마스크를 쓴 현대인을 통해 현재 속에서 과거를 연장하는 기억의 연속적인 삶을 시리즈로 남기고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데 이것은 작가의 지각과 성찰로 비롯된 현대적 미메시스라는 하나의 의미 있는 내용을 생동하는 현재의 시간 속에서 성공적으로 표현하려는 작가만의 방식일 것이다. 그것은 현존 (presence /존재하는)하는 것뿐 만 아니라 재현(represnation /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지각 되는 것)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므로 작가의 현대적 의미의 미메시스적 소통은 머나먼 과거로부터 미래까지 포괄하여 잠식하는 지속성 안에서 형성된다. 이와 같이 연속적인 변화 속에 질적 비약으로 전개되는 작가의 창조적 생성과 작품의 변화는 역동적인 형이상학 위에 이해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이번 전시는 작가가 단순한 노동 집약적인 묘사에 초점을 두거나 외견상 감지되는 생태학이라는 단순한 정체성에 함몰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다양화하고 소통하려는 극명한 의지로 보여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작가는 오랜 세월 동안 잊혀진 인간의 직관, 소통 방식, 상상력으로 < 현대적 의미의 미메시스적 소통>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작품 표면에 동물의 신체부분들이 불연속적인 파편들로 눈에 보이지 않는 작가의 힘과 의지를 가시화하고 있다
이번 개인전에 소개되는 작가의 초기 작업은 형식적으로 볼 때 클래식한 묘사에 주력하고 있으나 점차적으로 현대미술의 한 특징처럼 동물의 외각선을 단순화시킨 해방된 선과 면, 꼴라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마치 끊임없이 상호 침투하는 양과 질들의 연속적인 변화 그 자체처럼. 이와 같이 미메시스라는 엄청난 긴 역사가 작가의 정신적 감수성을 관통하고 한 순간에 혁신적으로 요약되어 현재와 일치된 채 관람자들 앞에 스팩트럼처럼 펼쳐지고 있다.
2010년 6월 파리에서
프랑스 핸느 에꼴 데 보자르 객원 교수 노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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