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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문화

꼭두박물관 첫 선

 

 

점점 진화하는 복합문화공간 동숭아트센터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자리 잡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 동숭아트센터(대표 김옥랑)가 4월 29일(목) 꼭두박물관을 개관한다. 동숭아트센터는 본관 2층을 꼭두박물관으로 만들어, 그동안 수집해온 꼭두를 일반에 소개한다.

 

 

1989년 문을 연 동숭아트센터는 당시 민간에서 설립한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문화예술계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개관 초창기에는 다양한 장르에 걸쳐 대관 업무를 위주로 운영하였지만, 점차 독자적인 제작 시스템을 갖추고 본격적인 공연문화 생산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1996년 동숭아트센터가 자체 제작하여 무대에 올린 연극 <어머니>는 서울과 지방 공연을 포함하여 5만 여 명의 관객이 관람할 만큼 폭발적인 관심을 끈 바 있으며, 평론가와 연극인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작품이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동숭아트센터는 1층에 영화관 하이퍼텍 나다를 개관하여 대중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춘 영화를 기획 상영하고, 해외 영화를 수입하여 국내 배급하기 시작하였다. 동숭아트센터가 설립된 후, 성년의 나이가 되기까지 동숭아트센터를 이끌어온 쌍두마차는 연극과 영상 분야였다. 이제 여기에 꼭두박물관이 동참하게 된 것이다.

 

 

동숭아트센터가 꼭두박물관을 개관하게 된 것은 문화예술계의 입장에서 볼 때 매우 뜻 깊은 일이다. 대부분의 국내 복합문화공간들이 공연이나 영상 분야에 집중하여 운영되고 있는 실정에 비추어 볼 때, 동숭아트센터가 자체적으로 박물관을 신설한 것은 복합문화공간의 기능과 역할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킨 것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숭아트센터는 꼭두박물관을 유물 전시 공간으로 한정하지 않고, 일반 갤러리 및 교육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끊임없이 진화를 계속하는 동숭아트센터의 발전상이 기대된다.


꼭두박물관 소개

 


꼭두박물관(관장 김옥랑)에서 전시되는 유물은 한국의 전통적인 나무조각품 가운데 하나인 꼭두이다. 현재 꼭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꼭두는 20,000여 점이다. 꼭두박물관은 꼭두를 전문적으로 보존하고 전시하는 ‘전문박물관’이다. 꼭두박물관은 꼭두 전시와 꼭두 체험, 꼭두 교육, 꼭두 문화상품 개발 등을 주요 사업으로 설정, 운영한다. 

 

   

동숭아트센터는 꼭두가 지닌 의미와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고, 이를 관람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하여 본관 2층 전체를 박물관 전용 공간으로 꾸미고, 각각의 내부 공간에 최적의 시설과 설비를 갖추었다. 총 면적 900㎡에 이르는 꼭두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교육실로 이루어졌다. 이와는 별도로 20,000여 점에 이르는 꼭두를 보존하는 수장고도 있다.

꼭두박물관 조직은 관장을 중심으로 전시팀, 연구, 교육팀, 유물관리팀으로 구성된다. 각 팀은 전시 담당 학예사, 교육사, 유물보존 학예사 등의 전문 인력으로 운영된다. 박물관을 찾아오는 관람객들에게 유물에 대한 최상의 정보와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문 분야별로 학예 인력을 배치하였다.



 

상설전시 소개


 

 

꼭두박물관이 개관을 기념하여 마련한 상설전시의 제목은 <조선후기 꼭두전>이다. 꼭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꼭두는 대부분 조선후기에서 근대시기에 속하는 유물들이다. 박물관 측은 조선후기에 속하는 꼭두를 통하여 꼭두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상설전시의 주제를 <조선후기 꼭두전>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꼭두의 범주를 용과 봉황, 인물상으로 구분하여 각각의 범주에 속하는 다양한 유물을 배치 소개하고 있다. 상설전시실 출구 쪽에 마련된 영상실에서는 꼭두박물관이 자체적으로 제작한 꼭두 애니메이션이 상영된다. 꼭두 애니메이션은 상설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기획전시 소개


 

 

제1회 기획전시는 꼭두박물관 김옥랑 관장이 꼭두와 맺은 특별한 인연을 주제로 기획되었다. <나의 꼭두 인생 30년>이라는 제목으로 4월 29일(목)부터 5월 31일(월)까지 개최될 꼭두박물관 제1회 기획전시는 김옥랑 관장이 꼭두를 만난 후 겪은 극적인 인생의 변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꼭두가 없었으면 지금의 김옥랑 관장이 존재할 수 없듯이, 김옥랑 관장이 없었다면 꼭두도 지금처럼 소중한 유물로 보존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양자는 서로 뗄 수 없는 사이이다. 관람객들은 김옥랑 관장이 동숭아트센터를 설립한 후 공연, 영상문화에 대해 보여준 애정 속에 꼭두와 맺은 예사롭지 않은 인연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체험프로그램 소개


꼭두박물관의 운영 목표 중에 주목할 만한 것이 관람객으로 하여금 오감을 통하여 유물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꼭두박물관은 관람객이 꼭두에 흥미를 갖고 꼭두를 충실히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꼭두박물관이 마련한 체험프로그램으로는 <유치원 어린이를 위한 주중 프로그램>과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이 있다.

<유치원 어린이를 위한 주중 프로그램>은 만 4세 이상 유치부 어린이를 대상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으로서 주중에 개설되며, 꼭두 체험을 통하여 상상력과 창의력, 표현력을 증진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여기에 속한 것으로 현재 개발 완료된 프로그램이 “꼭두 빛 상자”이다. 이 프로그램은 빛이 만들어내는 색채의 세계를 통하여 꼭두가 지닌 상징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기획되었다. 빛과 꼭두의 만남이 빚어낼 상상의 세계는 5월 3일부터 꼭두박물관 교육실에서 펼쳐진다.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주말 프로그램>은 만 4세 이상 유치부 어린이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개발되었으며, 온 가족이 주말을 이용하여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준비된 프로그램은 “나만의 수호등”, “우리가족 소원담기”이다. “나만의 수호등”은 용과 같은 수호의 의미를 지닌 꼭두 모습의 등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우리가족 소원담기”는 꼭두를 이용하여 가족의 소원을 담은 상징물을 제작해 보는 프로그램이다. 위의 두 프로그램은 각각 5월 15일과 5월 8일에 문을 연다.


이와는 별도로 꼭두박물관 교육팀은 개관 기념 특별 체험행사를 5월 5일과 5월 8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다.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프로그램의 제목은 "샌드퍼포먼스와 체험"이다. 전문 샌드퍼포먼스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공연에서는 꼭두가 지닌 아름다움이 샌드퍼포먼스 기법을 통하여 섬세하게 표현될 것이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온 가족이 직접 샌드퍼포먼스를 체험하는 순서도 마련된다.




아트상품으로 재생한 꼭두


“꼭두의 아름다움과 의미는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것은 꼭두박물관이 꼭두를 바라보는 관점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제기되는 문제가 꼭두의 가치를 오늘에 되살리기 위하여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꼭두박물관은 꼭두를 과거로부터 현재로 살려내기 위한 하나의 방도로서 문화상품팀을 만들어, 꼭두가 지닌 풍부한 상징성을 아트상품에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꼭두를 소재로 제작된 아트상품이 출시되면 아직까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꼭두를 널리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꼭두란?

 

 

 

꼭두는 이승과 저승, 현실과 꿈 사이를 오고가는 존재이다. 꼭두가 하는 일은 천사나 신선처럼 일상과 비일상의 세계를 넘나들면서, 괴로워하거나 슬픔에 잠긴 이를 위로하고 지켜주는 것이다. 이승과 이별한 망자의 영혼만큼 약하고 외롭고, 슬픈 존재는 없을 것이다. 망자의 영혼을 아무 탈 없이 저승까지 안착시켜 줄 어떤 존재에 대한 갈망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품어봄 직한 희구가 아닐까. 이런 바람이 소박하게 표현된 것이 전통시기 꼭두였다.

꼭두가 언제부터 한국의 전통 상례문화에서 등장했는지를 가늠할 길은 없다. 꼭두에 대한 문헌기록이 전무할 뿐만 아니라, 꼭두가 사용되었던 맥락인 상여도 대부분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꼭두는 19세기 후반 이후에 제작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 밖에 근대 시기에 속한 꼭두도 상당수에 이른다.

꼭두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며, 형태도 똑같은 모습을 찾기 힘들 정도로 각양각색이다. 대체로 용과 봉황, 호랑이 같이 동물의 형상을 지닌 것과 시종이나 악공(樂工), 무사처럼 인물의 형상을 한 것으로 나누어진다. 하지만 모란이나 연꽃과 같은 식물도 꼭두에 포함되어 있다. 꼭두는 종류와 형태에 따라 그 역할과 상징하는 의미가 다양하다.

꼭두박물관은 이제 우리가 잃어버린 꼭두의 전통을 되살리고 음미함으로써, 꼭두의 깊은 의미와 이름다음을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꼭두 수집가 김옥랑 관장


꼭두박물관 김옥랑 관장은 꼭두를 수집하고, 그 가치를 재발견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김옥랑 관장은 아무도 꼭두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던 70년대 초반에 꼭두의 문화적 가치를 발견하고 모으기 시작하였다. 김옥랑 관장은 그 당시 꼭두와 만났던 순간을 다음과 같이 회고한다. "당시 청계천 5가에는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았는데, 거기에서 나는 볼품없는 푸대에 싸여서 구석에 버려지다시피 놓여 있는 꼭두 하나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녹의홍상을 입은 여자 꼭두로서 오른손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치 내 자신의 모습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때부터 김옥랑 관장은 하나 둘씩 꼭두를 수집한다. 그렇게 해서 수집한 꼭두가 현재 20,000점을 넘는다.

김옥랑 관장의 꼭두 수집은 전통 꼭두극과 공연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나중에 동숭아트센터를 건립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동숭아트센터 설립 당시의 모토였던 "전통의 현재적 재창조"는 김옥랑 관장이 꼭두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깨달음과도 같은 것이었다. 옥랑문화재단 설립자이기도 한 김옥랑 관장이 한국 전통문화의 원형을 발굴하여 이를 실제 공연문화에 적용하기 위하여 진행한 각종 지원 사업이나 학술대회, 아카데미 등도 그 근원을 따지고 보면 꼭두와의 만남을 통해서 획득한 이와 같은 인식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김옥랑 관장이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배경에는 꼭두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꼭두를 수집한 지 40여년 만에 비로소 빛을 보게 된 꼭두박물관. 꼭두박물관을 바라보는 김옥랑 관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김옥랑 관장은 꼭두박물관을 개관하기 위하여 그동안 다양한 방면에 걸쳐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하였다. 단순히 유물 수집에 만족하지 않고 유물 관리와 인벤토리 작업, 연구를 병행하였다. 항온항습 설비를 갖춘 최신식 수장고를 만들어 꼭두를 보존 관리하는 데 힘쓰는 한편 체계적인 꼭두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였던 것이다. 꼭두문화연구소는 꼭두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목적으로 김옥랑 관장이 세운 연구 기관이다. 김옥랑 관장은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양질의 전시와 교육이 수준 높은 연구를 기반으로 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꼭두박물관 개관 행사


꼭두박물관은 2010년 4월 29일(목) 개관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는 새울예술단 김규형 단장의 북 공연으로 서막을 연다. 오후 6시부터 시작될 박물관 개관 기념식은 동숭아트센터 1층에 자리한 영화관 <하이퍼텍나다>에서 개최된다. 기념식에서는 김옥랑 관장의 인사말에 이어, 신광섭 국립민속박물관 관장,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 이기웅 도서출판 열화당 대표, 철학자 도올 김용옥의 축사가 있을 예정이며, 꼭두박물관 소개 영상이 상영된다. 뒤이어 꼭두박물관의 각종 시설과 전시를 둘러보는 순서가 마련되었다. 꼭두박물관 투어에 앞서 안무가 안애순의 춤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꼭두박물관 투어가 끝나면 동숭아트센터 놀이마당에서 <정태호 Quartet & Jazz Vocal 정란>이 박물관 개관을 축하하는 공연을 벌인다.